최악 가뭄에 아마존강 수위 121년 만에 최저
하루에 13㎝ 낮아져 13.59m
배도 못 떠 식량·식수 고통
브라질 아마존강 수위가 10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극심한 가뭄으로 강물이 말라붙으며 강 인근 지역에 식량과 물 공급이 어려움을 겪는 등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항에서 운영하는 네그루강 수위 정보 온라인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네그루강 수위는 13.59m로 기록됐다. 이는 1902년 마나우스 항에서 공식적으로 네그루강 수위를 기록한 이후 1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네그루강은 아마존강을 형성하는 물줄기 중 두 번째로 긴 지류로, 전체 길이는 약 1700㎞다.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던 네그루강은 최근 강물 높이가 하루 평균 약 13㎝씩 낮아지고 있다. 건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예년보다 강물이 줄어드는 속도가 빠르다. 아마존강의 또 다른 주요 지류인 마데이라강의 수위도 기록적으로 낮아진 상태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브라질 당국은 전 세계적으로 극단적인 기후 현상을 초래하고 있는 엘니뇨 현상과 북대서양 온난화가 극심한 가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 정부 재난 경보 센터에 따르면 아마존의 일부 지역은 1980년 이후 7월부터 9월까지 비가 가장 적게 내렸다. 3개월 동안 비가 한 번도 내리지 않은 지역도 있다.
수위는 낮아지는데 수온은 높아지면서 멸종 위기에 처한 강돌고래 100마리 이상이 폐사하는 등 생태계가 훼손돼 관광업과 어업 등 아마존강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이 지역 주민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아마존의 지류가 빠르게 말라붙으며 보트가 발이 묶이고, 외딴 마을에 식량과 물 공급이 중단됐다. 일반적으로 강을 통해 운반되는 식량과 식수, 의약품에 대한 접근이 위협받고 있다. 최근 잇단 화재로 공기 질까지 크게 나빠졌다.
마나우스 등 아마조나스주 62개 지방자치단체 중 60곳은 가뭄에 따른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마조나스주 민방위청은 가뭄으로 인해 현재까지 48만1000명의 주민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브라질 보건부 이달 초 성명을 통해 “엘니뇨의 영향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12월까지 가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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