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도 전쟁 중이면서…남한테 “전쟁 멈추라”는 뻔뻔한 이 나라

결의안 초안, 하마스 직접 언급 안해
정족수 9표 얻지못해 최종부결
美 대사 “테러 비호···위선적” 비판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 연합뉴스]

러시아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잠시 멈추자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결의안이 부결됐다. 무장정파 하마스를 결의안에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등 사실상 하마스를 비호하고 있다는 서방 국가들의 반대에 부딪혀서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난 13일 발의한 결의안 초안이 이날 안보리에서 찬성 5표, 반대 4표, 기권 6표로 부결됐다. 이 결의안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도적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또한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이번 투표에선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4개국이 반대표를 던졌다.

러시아가 제출한 한 페이지 분량의 결의안에는 인질 석방, 인도주의적 지원 접근, 민간인의 안전한 대피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에 대한 폭력과 모든 테러 행위를 비난하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지난 7일 선제공격을 단행하고 이스라엘 국민 1500명 이상(팔레스타인 3000명 이상)을 사망하게 한 하마스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미국 등 서방 대표단은 강하게 반발했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러시아는 하마스를 비난하지 않음으로써 무고한 민간인을 잔인하게 학살하는 테러리스트 그룹을 비호하고 있다. 이는 터무니없고 위선적인 일”이라고 비난했다. 바바라 우드워드 유엔 주재 영국대사도 “하마스의 테러 공격을 규탄하지 않는 결의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바실리 네벤 지아 러시아 유엔 대사는 “전 세계는 유혈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안보리가 조치를 취하기를 숨을 죽이고 기다렸지만 서방 국가 대표단은 그러한 기대를 저버렸다”며 “순전히 정지척 이득을 위해 통일된 메세지를 저지하려는 국가가 어디인지 이 표결을 통해 드러났다”고 말했다.

반면 브라질 주도로 제출된 결의안은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고 테러 공격과 인질 억류를 명백히 규탄한다는 내용이다. 브라질 측 결의안에 대한 표결은 회원국들이 협의할 시간을 거쳐 17일 오후 표결에 붙일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을 의제로 안보리가 공식 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안보리는 비공식 협의를 얼고 이 문제를 비공개로 논의해왔다. 비공식 협의는 15개 안보리 이사국이 관련 현안에 관해 밀도 있는 협의를 하고자 비공개로 여는 회의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