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드라마 완성' 최종 3위+준PO 직행, 4위 NC-5위 두산 'WC서 격돌'... 김태훈 은퇴식-역대 2번째 최다관중 '완벽한 엔딩' [인천 현장리뷰]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SSG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홈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최종전에서 김광현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3회 4점을 뽑은 타선의 활약 속에 5-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76승 65패 3무를 기록한 SSG는 자력으로 3위를 확정했다. NC 다이노스(75승 67패 2무)가 4위, 두산(74승 68패 2무)이 5위로 양 팀은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맞붙게 됐다. 하루 휴식 후 오는 19일 창원 NC파크에서 1차전을 치른다. NC는 1승을 안고 유리하게 시작한다. 먼저 2승을 따내면 SSG가 기다리는 준PO로 향한다. 1차전에서 두산이 승리하면 20일 다시 한 번 창원에서 2차전을 치른다. 준PO 1차전은 오는 22일 열린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김인태(우익수)-양석환(1루수)-양의지(지명타자)-강승호(2루수)-박준영(유격수)-박지훈(3루수)-안승한(포수)-조수행(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장원준.
그렇기에 이 감독은 양의지와 정수빈을 모두 선발로 기용했다. "체력 관리를 해줘야 한다. 경기 감각만 조금 유지를 해주려고 한다"며 "시즌 마지막에 체력이 진짜 많이 떨어졌다. 팀을 위해서 너무나 헌신해줬기 때문에 웬만하면 의지한테는 다 맞춰줘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발 라인업에 세운 것은 이날 경기 승산이 보이면 잡겠다는 의지를 읽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SSG는 오태곤(1루수)-김강민(중견수)-한유섬(지명타자)-에레디아(좌익수)-하재훈(우익수)-박성한(유격수)-김성현(3루수)-김민식(포수)-안상현(2루수)로 타순을 짰다. 선발은 김광현이 나섰다.
준PO 직행을 노리는 SSG로선 총력전이었다. 무조건 승리를 통해 3위를 차지해야 조금이라도 쉬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SSG로선 이겨야 할 이유가 분명한 경기였다. 경기 후 김태훈이 은퇴식이 예정돼 있어 기분 좋게 동료를 떠나보내 주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더구나 홈 최종전에서 2만 1007명의 관중을 불러모으며 올 시즌 누적 관중 수 106만 8211명으로 2012년(106만 9929명)에 이어 인천 연고 구단 역대 두번째 최다관중을 기록한 잔칫날이기도 했다.
경기를 앞두고 김태훈이 시구자로 나섰다. 많은 팬들의 환호 속에 시포자로 나선 서진용을 향해 불 같은 강속구를 뿌리며 SSG에 승리 기운을 전했다.
이긴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지더라도 장원준이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며 불펜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었다. 올 시즌 적지 않은 기회를 모두 선발로만 뛰며 3승 4패 평균자책점(ERA) 4.66을 기록했던 장원준이다.
경기 초반 SSG 타선을 잘 봉쇄했다. 1회 오태곤에게 안타, 김강민에게 볼넷을 내주고도 한유섬을 전매특허 슬라이더로 삼진아웃, 에레디아에겐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2회엔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김광현은 '역시나'였다. 1회 정수빈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했지만 김인태와 양석환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정수빈이 도루 과정에서 아웃되는 행운도 따랐다. 2회는 세 타자를 가볍게 제압했다.
이어 안상현이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포일로 2루를 밟았다. 오태곤의 희생번트로 3루에 도달한 그는 김강민의 볼넷 후 한유섬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1사 2루에서 SSG의 집중력이 빛났다. 에레디아가 좌익수 방면 2루타, 하재훈이 2타점 우전 안타로 단숨에 4-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두산은 무리하지 않고 주전 선수들을 일찌감치 쉬게 했다. 정수빈과 양의지에 양석환까지 교체 아웃됐다.
${IC24}그 사이 SSG는 4회말 선두 타자 김성현이 솔로 아치를 그렸다. 장원준의 시속 134㎞ 투심을 좌측 담장 밖으로 날렸다. 시즌 첫 홈런. 대포가 익숙지 않은 선수들에게서 연이어 '뜬금포'가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SSG의 승리를 위한 집념을 읽어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5회초 김광현이 흔들렸다. 강승호에게 안타를 맞았고 박준영을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내고도 박지훈에게 우전 안타, 안승한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만루 위기. 그러나 '역시는 역시'였다. 조수행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그는 김태근과 정면 승부를 벌였다. 한복판에 속구를 찔러넣었고 김태근을 그대로 얼어붙었다. 루킹 삼진. 실점 위기에서 완벽히 벗어나며 승리 투수 요건을 챙겼다.
장원준은 꿋꿋하게 이닝을 채워나갔고 5회말 에레디아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통산 2000번째 이닝을 달성했다. 리그 역사를 통틀어 9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두산 벤치가 움직였다. 장원준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친구 김재호가 가장 먼저 달려나와 장원준을 따스히 안아줬다. 동료들도 더그아웃에서 나와 장원준을 반겼다.
WC에 대비하기 위해 일찌감치 주축 선수들을 뺀 두산과 달리 SSG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주축들을 빼기보다는 오히려 추신수 등 휴식을 취하던 선수들을 투입하며 실전 감각 조율에 나섰다.
SSG로선 7회말 공격이 아쉬웠다. 한유섬 대신 대타로 나선 추신수가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1사에서 하재훈이 2루타, 박성한이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 밥상을 차렸다. 그러나 바뀐 투수 최승용을 상대로 김성현이 병살타를 쳐 추가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물론 큰 문제는 아니었다. SSG로서도 굳이 무리할 이유는 없었다. 특별한 문제 없이 승리를 지켜내기만 하면 되는 경기였다.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최민준이 2이닝을 완벽히 틀어막았고 경기 막판 강진성과 최지훈 등 벤치에서 대기하던 선수들까지 총출동하며 관중들을 즐겁게 했다. 9회초엔 이로운이 등판해 경기를 매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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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시즌 9승(8패) 째를 따냈다. ERA는 3.66에서 3.53까지 낮췄다.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한 하재훈은 시즌 타율 0.303으로 마감했다.
SSG는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준PO 직행에 성공했고 2005년 포함 총 3번째 기록을 달성했다.
김원형 감독은 "시즌 최종전이자 3,4위 순위가 결정나는 긴장되는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승리를 거둬 자력으로 시즌 3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며 "시즌 막바지 치열한 순위 싸움 중에도 선수들의 집중력과 끈기로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이 영광과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오늘 광현이의 호투와 재훈이의 맹활약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모든 선수들이 승리의 주역들"이라고 치켜세웠다.
팬들을 향해선 "정규시즌은 끝났지만 포스트시즌 잘 준비해서 가을야구의 감동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SSG 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100만 관중의 자부심도 느끼게 해주시고 팬분들의 열정과 열광적인 응원이 아니었으면 시즌 막판 쉽지 않았다. SSG 팬분들이 계셔서 다행이고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경기 후 김광현은 "시즌 마지막까지 순위경쟁으로 치열한 상황에서 선수들 모두가 승리를 위한 마음이 간절했고, 오늘 승리로 3위를 결정짓게 돼 기분 좋다"며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이후 부담감도 있었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선수들이 모두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수 있었던 것 같다. 정규시즌은 마쳤지만 아직 포스트시즌이 남아 있는 만큼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남은기간 준비를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팬들을 향해 "올시즌 매경기 마다 많은 팬분들이 야구장에 방문해주신걸 체감하는 한 시즌이었다"며 "팬분들의 응원 덕분에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야구를 할수 있었고 앞으로 포스트시즌에도 그 응원에 보답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2위 : KT 위즈, 79승 62패 3무, 승률 0.560 (PO 직행)
3위 : SSG 랜더스, 76승 65패 3무, 승률 0.539 (준PO 직행)
4위 : NC 다이노스, 75승 67패 2무, 승률 0.528 (WC 1승 선점)
5위 : 두산 베어스, 74승 68패 2무, 승률 0.521 (WC 진출)
6위 : KIA 타이거즈, 73승 69패 2무, 승률 0.514
7위 : 롯데 자이언츠, 68승 76패, 승률 0.472
8위 : 삼성 라이온즈, 61승 82패 1무, 승률 0.427
9위 : 한화 이글스, 58승 80패 6무, 승률 0.420
10위 : 키움 히어로즈, 58승 83패 3무, 승률 0.411
인천=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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