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대 0 히딩크도 교체론 나왔다”…‘김기현 지키기’ 뭉치는 친윤계
김기현 대표(사진)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국민의힘에서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완패를 두고 “좋은 경험”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번 패배는 민심 파악과 당 혁신 계기로 삼고, 본경기인 총선에서 승리하면 된다는 것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전 수석대변인은 17일 SBS 라디오에서 “(강서구청장 선거 때) 불리한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당이 공천을 한 이상 적극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보이는 것 자체도 (내년) 4월 총선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대한 좋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유 전 대변인은 “과거 (2002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히딩크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는데, 그 전엔 ‘5 대 0’이라고 조롱을 많이 당하면서 교체론까지 나온 적도 있다”며 “결국은 내년 4월 총선에 모든 것의 초점이 맞춰져 있고, (패배는) 거기에 반면교사로 삼을 좋은 경험이었다”고 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에서 “김 대표는 정치 생명을 걸고 총선 승리를 위한 쇄신 방향을 만들어보겠다고 호소했다”며 “그런 비장한 각오와 결의가 당 의원들과 당원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다는 결심을 일으켰던 것 같다”고 했다. 친윤석열계가 주축이 돼 김 대표 지도체제 유지를 옹호하는 모습이다.
비윤석열계에서는 당 혁신 수준을 두고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김기현 본인을 위해서라도 물러나야 맞다. ‘사즉생’(죽고자 하면 살 것)이라는 말은 이런 때 쓰는 말”이라며 “김 대표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유 전 의원은 이만희 사무총장 등 인선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100% 그대로 할 사람들인데, (이전과) 뭐가 바뀐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SBS 라디오에서 “ ‘김기현 2기’ 체제가 길어야 2주 갈 것”이라며 “대전환 이슈가 나오지 않는 한 못 버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언주 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 ‘보약이 된다’는 얘기는 참패한 것을 성찰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개혁을 했을 때에 그렇다는 것이지, 문제가 있는 걸 알면서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독약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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