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죽덩어리 뚝뚝"…적발하고도 눈감는 '저질 콘크리트'
지하주차장이 무너진 인천 검단 LH 아파트, 있어야 할 철근이 빠져 '순살 아파트'라는 악명까지 붙었죠. 그런데 더 조사해보니 철근 뿐 아니라 콘크리트도 문제였습니다. 주거동 콘크리트 강도가 기준보다 약했습니다. 콘크리트 강도는 1㎠당 무게 얼마나 견디는지로 따집니다. 아파트는 보통 240kg, 건장한 성인 남성 3명 정도 무게를 견디도록 설계하라는 게 기준입니다. 그런데 검단 아파트는 3명이 아니라 2명 무게만 견디는 수준으로 콘크리트 강도가 약했습니다. 결국 전면 재시공하기로 했죠. 공사 현장에서 불량 콘크리트 쓰면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정부가 불량 콘크리트 쓰지는 않는지 공장 2600여 곳을 점검한 결과 절반 넘는 곳에서 문제점이 발견된 것으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그런데도 제대로 단속이 안 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구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설 현장 종사자들은 납품되는 레미콘 품질이 점점 떨어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입을 모읍니다.
[A씨/건설 현장 감리 : 회반죽 같은 죽 덩어리가 뚝뚝 떨어져요. 예전과 비교해서 품질이 많이 떨어지더라도 그냥 요즘 오면 다 이렇다…]
국토부의 품질 점검은 제기능을 못 합니다.
국토부가 2020년부터 전국의 레미콘 공장 2600여 곳을 점검한 결과, 검사한 공장의 절반이 넘는 1524개 공장에서 기준 위반을 적발했습니다.
하지만 '공급 정지' 등의 행정조치를 한 곳은 8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단순 '현장 시정' 조치에 그쳤는데, 콘크리트 강도와 직결되는 문제가 발견된 곳도 포함됐습니다.
8개 공장은 투입된 재료가 자동으로 기록되는 자동계량기록지와 기준이 되는 배합표가 불일치했습니다.
배합표상 규정된 비율대로 재료를 넣지 않았다는 겁니다.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시멘트량은 얼마, 규정되어 있는데 규정대로 안 했다는 거거든요. 원가 구성을 보면 시멘트가 60% 차지하고 있는데 이걸 줄이는 거예요.]
염화물, 즉 소금 함유량이 기준치를 넘는 곳도 6곳이었고 아예 검사를 안하는 등 염화물 관리를 제대로 안 하는 공장도 80여 곳이 적발됐습니다.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염화물 함유량 때문에 녹이 슬고, 철근이 부식되는 거고, 끊어져요.]
[장철민/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 수천 건을 적발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건 국토부가 오히려 건축물 안전을 위협하는 직무 유기나 다름없습니다.]
점검을 담당하는 지역 국토청 관계자는 "인증 기준에 따라 조치했다"고만 말했습니다.
다만 인증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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