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범행 후 해외 도피한 수배자 약 3800명···국내 송환은 절반에 그쳐

질의하는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서울경제]

범죄를 저지르고 외국으로 도피한 국외도피사범이 최근 5년간 약 3천800명에 달하지만, 국내로 송환된 수는 절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9월까지 5년간 국외도피사범은 총 3천779명이었다.

연도별로는 2019년 927명, 2020년 943명, 2021년 953명, 2022년 549명, 2023년 9월까지 407명으로, 2019~2021년 국외도피사범이 매년 900명대를 기록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이 시기에 인터폴에 수배되지 않은 국외도피사범을 전수조사했다"며 "수배를 한 탓에 일시적으로 통계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5년간 국외도피사범을 범죄유형별로 살펴보면 사기가 1천905명(50.4%)으로 가장 많았고, 도박 577명(15.2%), 기타 390명(10.3%) 순이었다. 이어 마약 234명(6.1%), 폭력 171명(4.5%), 횡령·배임 152명(4.0%), 성범죄 154명(4.0%), 특가법 66명(1.7%), 절도 48명(1.2%), 강도 47명(1.2%), 살인 35명(0.9%) 등으로 파악됐다.

반면 5년간 국내로 송환된 국외도피사범은 1천740명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로 도피한 수배자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최근 사례에서 경찰은 지난 9월 베트남에서 '대전 신협 강도'를 범행 한 달 만에 붙잡았고, 이보다 앞선 5월에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2015∼2019년 전화금융사기 조직을 운영해 약 20억 원을 가로챈 피의자를 국내로 강제 송환한 바 있다.

다만 지난 4월 발생한 '강남 마약음료' 사건의 주범 이 모 씨는 지난 7월 중국에서 검거됐으나, 아직 국내에 송환되지 못했다.

경찰이 검거해 국내로 송환한 국외도피사범이 가장 많이 도주해 있던 국가는 중국(445명·25.5%)이었다. 이어 필리핀과 캄보디아 등에도 각각 국외도시파범 399명(22.9%), 196명(11.2%)이 도주해 있었다.

정 의원은 "국외도피사범 관리를 강화해 범죄 발생 추이와 양태를 분석하고, 경찰의 검거 실적을 향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