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이어진 '신한 사태' 일단락…신상훈·신한은행 '화해'

양측 손배소 조정기일서 화해 합의 "부끄러운 과거사 유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신한금융그룹(055550) 경영진 간 다툼으로 벌어진 '신한금융 내분 사태'가 13년 만에 '화해'로 일단락됐다. 갈등 당사자인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과 신한은행이 소송을 중단하고 화해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신 전 사장과 신한은행은 이날 오후 서울고법에서 열린 조정기일에서 소송을 중단하고 "미래 지향의 호혜 정신에 터 잡아 원고(신 전 사장)의 명예 회복과 신한금융그룹의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양측은 "부끄러운 과거사로 상처받은 신한금융그룹 주주와 임직원, 고객 등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신 전 사장 측은 별도 입장문을 통해 "13년 넘게 소위 '신한 사태'의 진상을 밝히고 자신은 물론 함께 희생된 후배들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이렇게라도 신한금융그룹 측과 조정을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응어리를 풀게 돼 무척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고자 노력한 현 신한금융그룹 임직원들에게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 전 사장은 신한 사태로 인해 회사에서 억울하게 물러났다며, 신한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재판을 이어왔다.

'신한 사태'의 발단은 약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이 지난 2010년 9월 신 전 사장이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검찰에 고소하면서 발발했다. 신 전 사장이 신한은행 창립자인 이희건 전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 3억원을 횡령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신 전 사장은 라 전 회장 지시로 현금 3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하며 맞섰다.

당시 3억원은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을 통해 남산자유센터 정문 주차장에서 누군가에게 전달됐다. 이후 3억원의 행방을 두고 정치권 실세의 대선 당선 축하금으로 건네졌다는 정치자금설 등의 의혹이 제기됐으나 끝내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신 전 사장은 재판에 넘겨져 업무상 횡령에 대한 일부 유죄 판결로 2017년 벌금형을 받았다. 라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은 3억원 마련 지시 및 전달 사실을 부인했다.

신한은행과의 소송은 일단락됐으나, 신 전 사장과 라 전 회장 간의 민사소송은 아직 남아 있다. 신 전 사장은 과거 수사 당시 횡령 금액으로 지목돼 은행에 갚은 2억6100만원을 라 전 회장이 대신 갚아야 한다며 지난해 4월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jhkuk@news1.kr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