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 남발 속 '한글 맞춤법 경연' 눈길
정예원 앵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이해하기 힘든 신조어나 줄임말을 쓰는 게 유행인데요.
우리말을 올바르게 쓰도록 유도하기 위한 '한글 맞춤법 경연대회'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세종시에서 펼쳐진 경연 현장을, 신호정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신호정 국민기자>
신조어를 많이 사용하는 요즘 10대 어린이들, 취재진이 대표적인 사례를 물어봤는데요.
녹취> 초등학생
"'어쩔티비 저쩔티비'는 '어쩌라고' 같이 그렇게 깊은 뜻이 없는... 욕 같은 건 아니거든요."
어른들은 잘 이해할 수 없는 말인데요.
어린이들은 단순히 재미로, 다른 친구들을 따라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현장음> 초등학생
"(신조어가) 재미있으니까..."
"친구 약 올리려고..."
(한글사랑 세종책문화센터 / 세종시 보람동)
세종시가 청소년들의 올바른 언어 습관을 위해 마련한 한글 경연대회,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처음 열린 이번 대회는 맞춤법에 큰 비중을 두고 펼쳐졌습니다.
녹취> 이수빈 / 세종시 전략기획과 문화수도팀 사무관
"요즘 인터넷에서 잘못 사용하고 있는 맞춤법이나 제대로 한글의 뜻을 모르고 쓰는 부분에 대해서 다시 일깨워 줄 수 있는 문제들을..."
잘못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문제를 푸는 예선 참가자 161명 가운데 11명이 본선 무대에 올랐는데요.
녹취> 김서인 / 어린이 한글대왕 선발대회 본선 참가자
"지금까지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본선)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고..."
먼저, 맞춤법에 맞게 받아 쓰는지를 알아보는 순서! 사회자가 문장을 읽어줍니다.
현장음>
"해돋이를 보며 넋을 잃고 말았어요."
무대 위 초등학생들이 답안을 써 내려가는데요.
'해돋이'의 '도'에 'ㄷ' 받침을 붙여 제대로 쓰는지가 관건인데, 안타깝게도 발음대로 '해도지'라고 잘못 쓴 학생도 있습니다.
또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는 단어 '넋'의 받침에 겹받침을 제대로 쓰는지, 그리고 '잃고'와 ' 말았습니다'를 띄어 쓰는지가 관건인데 차분히 정답을 써 내려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번에는 스크린에 제시된 문장 속 단어에서 잘못된 맞춤법을 찾아 올바르게 다시 쓰는 문제, 제시된 문제에서 맞춤법이 잘못된 부분은 '왠걸, 금새, 흘낏' 등 다섯 부분인데요.
왠걸 '웬걸'로, 금새는 '금세'로, 흘낏은 '흘깃'으로 써야 올바른 표현입니다.
답안을 보니 다섯 부분 모두 정확하게 고친 학생도 있고, 아쉽게도 세 부분만 올바로 고친 학생도 있습니다.
녹취> 허가은 / 어린이 한글대왕 선발대회 본선 참가자
"'흘낏'으로도 쓰려고 하다가 일단 제가 알고 있는 걸로 '흘깃'으로 썼는데, 맞아서 너무 기분 좋았어요."
녹취> 오원준 / 어린이 한글대왕 선발대회 본선 참가자
"맞춤법 틀리게 나온 건 '흘낏 쳐다보더니'였는데 (몰랐어요.) 그건 공부를 못해서 책에 안 나왔거든요."
잘못된 맞춤법을 쉽게 볼 수 있는 인터넷 환경에 청소년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 실정, 세종시는 이런 인터넷 현실에 맞춰 한 대학 국어문화원에 의뢰해 문제를 출제했습니다.
녹취> 이수빈 / 세종시 전략기획과 문화수도팀 사무관
"바르고 고운 우리말을 인터넷 신조어처럼 다르게 바꿔 쓰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알고 쓰는 그런 학습을 유도하기 위해 개최되었습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우수한 실력을 보인 참가자에게는 시상도 했는데요.
세종시는 내년부터 이번 경연대회를 전국 청소년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마을과 학교 이름을 우리 고유어로 지은 세종시, 이번 대회는 세종시의 문화 정체성을 더욱 뚜렷하게 한 뜻깊은 자리가 됐습니다.
(촬영: 김상구 국민기자)
신호정 국민기자
"한글 사랑 도시 세종시에서 펼쳐진 한글 맞춤법 경연대회, 청소년들의 잘못된 언어 습관을 고치고 한글을 올바로 사용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국민리포트 신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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