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관 해치는 ‘정당 현수막’, 전국 철거 분위기… 행안부 “개수와 기간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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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의 한 교차로.
합동 불법 광고물 단속반원들이 정당 현수막을 하나 둘 철거하는 모습을 보던 주민 김도형 씨(53)는 이렇게 말했다.
울산시는 이날에만 정당 현수막 240개를 포함해 현수막 총 769개를 철거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당 현수막 철거에 나서는 지자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행안부의 소송 건수도 그에 따라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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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의 한 교차로. 합동 불법 광고물 단속반원들이 정당 현수막을 하나 둘 철거하는 모습을 보던 주민 김도형 씨(53)는 이렇게 말했다. 울산시는 이날에만 정당 현수막 240개를 포함해 현수막 총 769개를 철거했다.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은 “도심을 오염시키는 정치 현수막은 없애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철거는 지난달 21일 울산시가 개정한 옥외광고물 개정 조례에 따라 이뤄졌다. 울산시는 정당 현수막을 지정 게시대에만 1개씩 걸 수 있게 했다. 또 설치 기간을 15일로 제한했다. 정당 현수막 철거 조례를 만든 것은 인천과 광주에 이어 세 번째다. “지자체의 정당 현수막 철거 조례가 상위법에 위배된다”는 행정안전부의 입장에도 동참하는 지자체들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 전국으로 확산되는 현수막 철거 조례
인천시 관계자는 “다른 자치단체에서 조례 개정을 어떻게 추진했는지, 정치권과의 마찰은 없었는지 등을 묻는 전화가 하루에도 몇 통씩 온다”며 “철거 후 다른 현수막을 설치하는 경우에도 즉시 철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호응도 높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이모 씨(61)는 “원색적 표현을 담은 현수막이 거리에 가득하다 지금은 현수막이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거리가 깨끗해졌다”고 말했다.
광주도 지난달 25일 옥외광고물 조례를 바꾸고 이달 13일부터 철거를 시작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자치구 5곳과 함께 13~15일에만 시내에서 현수막 약 5000개를 철거했다”며 “매일 1000개 이상의 현수막을 철거하다보니 이제 거리에서 정당 현수막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지정 게시대에만 정당 현수막을 걸 수 있게 했고 수량도 ‘행정동마다 4개 이하’로 제한했다.
부산과 대구, 전남 순천시 등도 조례 개정 절차를 밟는 등 정당 현수막 철거 조례는 전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 행안부 “상위법 위반” 법정 공방
행정안전부는 “정당 현수막 난립이 문제긴 하지만 지자체의 정당 현수막 철거 조례는 상위법에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또 지자체들이 관련 조례를 만들 때마다 재의 요구를 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조례 무효 확인소송과 조례 효력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고 있다.
행안부는 올 6월 인천시에 대해 대법원에 조례 무효 확인 소송 및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행안부의 집행 정지 신청에 대해 지난달 14일 “이유 없다”며 기각했고, 조례 무효확인 소송은 진행 중이다. 행안부는 광주시와 울산시에 대해서도 조만간 법적 절차를 시작할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수막 철거의 공익성 여부를 떠나 지자체 조례는 지방자치법상 법에서 위임하지 않은 내용을 담을 수 없다”라며 “옥외광고물 조례의 경우 상위법인 옥외광고물법 위임 없이 조례로 현수막을 규제하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당 현수막 철거에 나서는 지자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행안부의 소송 건수도 그에 따라 늘어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옥외광고물법을 개정해 정당 현수막 난립 사태를 초래한 국회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보완 입법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정당 현수막 난립을 막기 위한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은 12건 발의됐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위법한 조례가 계속 양산되기 전 법안 통과가 빨리 이뤄지길 희망한다”라며 “국회 입법 논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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