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두 오가는 대형차 등굣길 질주…“제한속도 하향도 어려워”

박주현 기자 2023. 10. 1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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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통학로 안전해질 때까지 <7-1> 통학로 화물차 아슬아슬


- 우암·감만부두 등 학교 인근에
- 컨테이너 운반차량 많이 통행
- 등교시간에도 굉음 내며 쌩쌩
- 높은 운전석 초등생 잘 안보여

- 경찰 등 “화물차 많은 간선도로
- 시속 30㎞로 속도하향 더 위험”
- 단속카메라까지 적어 개선 필요

- 학부모 차 몰려 등·하굣길 정체

부산 남구 우암초등학교 정문 앞 우암로는 대형화물차가 많이 지나다녀 교통사고의 우려가 상존한다. 우암초 주변에 부산항 7부두·우암컨테이너터미널(CY)와 감만부두가 있어서다. 굉음을 내며 지나가는 컨테이너 운반 차량 소리에 아이들의 말소리가 묻힐 정도다. 17일 오전 아이들이 다니는 통학로 옆 차도에서 카고트럭이 지나가자 도로가 흔들렸다.

남구의회 김철현 의원은 “대형화물차가 아침저녁으로 많이 이동하다 보니 등하교 시간은 늘 조마조마하다”고 걱정했다. 우암로는 이러한 상황임에도 속도 제한이 시속 50㎞로 비교적 빠르게 설정돼 있어 학부모는 불안하다. 우암초 조기옥(42) 학부모회장은 “제2의 영도 청동초 사고가 안 일어나야 하지 않느냐”며 “제한속도를 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이 2022년 실험한 결과를 보면 키 140㎝의 어린이가 14t 카고 트럭 전방 1.6m 또는 우측 전방 2.4m 내에 있다면 운전자가 어린이를 보지 못 한다. 대형 화물차 운전자의 눈높이는 약 2.5m, 측면 창틀 밑부분 높이는 2m로 다른 차종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17일 오전 부산 남구 우암초등학교 정문 앞 우암로에 카고트럭이 지나가고 있다. 등하굣길 옆으로 대형화물차가 많이 다녀 대형 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있다. 박주현 기자


▮제한속도 하향하면 더 위험

남부교육지원청은 지난 7월 남부경찰서에 공문을 보내 우암로 일대 300m가량의 도로를 제한속도 시속 50㎞ 이하로 지정된 것을 시속 30㎞ 이하로 변경을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은 제한속도 하향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남부경찰서 측은 “화물차 통행량이 워낙 많은 간선도로라 속도를 줄이면 차량 정체가 심해진다”면서 “통행량과 안정성을 검토해보면 우암로는 일정 속도를 유지하는 게 오히려 사고 위험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이 일대는 통행량이 많다. 지난해 시 교통량 조사를 보면 조사일 기준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우암로를 지나는 차량은 총 2만1327대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26.3%인 5620대가 화물차였다. 학교 앞 과속 단속카메라는 반대 차로인 감만교차로 방면으로는 설치돼 있지만 우암교차로 방면에는 없다. 남부서 관계자는 “관할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가운데 우암초 앞에 가장 많은 과속카메라가 있기 때문에 추가 설치하고 싶어도 아직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차후 설치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취재진과 현장을 찾은 최상해 도로교통공단 대리 역시 경찰과 마찬가지로 제한속도 하향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는 “통학로 개선으로 등하굣길을 안전하게 만드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 대리는 “통학로의 방호울타리가 중간중간 끊겨 있다. 상인과 주민 편의 때문에 단절된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과 협의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교 정문 진입로 쪽 횡단보도 인근에는 안전펜스가 아예 없다. 펜스 한 개만 덩그러니 설치된 곳도 있다. 그나마 있는 펜스도 대형 화물차를 막기에는 강도가 턱없이 약하다.

▮등·하교 차량으로 정체

등교 때는 학부모가 차량으로 아이를 데려다줄 때 차량 정체가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학교 정문 진입로는 도로가 좁아 차가 회차하기 어려워 도로 입구에 차량을 정차한 후 아이를 내려준다. 김 의원은 “아이를 하차시킬 때 차량 정체가 이뤄지고, 아이가 내릴 때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 대리는 “우암교차로 방면 우암로 2·3차로에는 직진하게끔 노면 색깔 유도선이 그려져 있는데 이를 1·2차로 쪽으로 변경하는 게 사고 위험을 줄이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운전자가 학생들의 차량 승·하차를 인지할 수 있도록 어린이 통학차량 안심 승하차구역(드롭존) 조성도 필요하다. 최 대리는 스쿨존이라는 사실을 운전자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학교 앞 횡단보도를 흰색에서 노란색으로 바꾸는 노란색 횡단보도 설치도 제안했다. 다만 그는 “여건이 마련되면 대형 차가 이렇게 많이 다니는 큰 도로와는 연결을 최소화하고 주변 일반도로로 통학로를 만드는 게 제일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우암2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 준공되면 교문을 현재 위치에서 학교 뒤편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우암2구역 사업은 2026년에서야 준공될 예정이다.

조기옥 학부모회장은 “학부모들이 나서서 겨우 하나씩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요구를 받아들인 구에서는 ▷스쿨존 표지판 추가 ▷옐로카펫 ▷바닥형 보행 신호등 등을 통학로 일대에 설치했다. 학교 앞에 차량 속도를 알리는 스피드 디스플레이도 설치됐지만 이날 오전 현재 작동되지 않았다. 조 회장은 “아직 개선돼야 할 곳이 많은데 계속 요구해도 잘 안 바뀐다.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로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영상=김채호 PD

※제작지원 : BNK부산은행
◇우암초등학교 통학로 개선방안
문제점 현재 대책 개선책
대형차 통행 옐로카펫 조성 노란색 횡단보도 조성
과속단속카메라 부재 스쿨존 표지판 추가 설치 정문 이설
등·하교 차량으로 정체 바닥형 보행 신호등 노면 색깔 유도선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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