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주간정치] 보궐선거 후폭풍 계속…국민의힘 쇄신할까?
[KBS 대구]한 주간 지역 정치권 소식 전하는 주간정치입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17%가 넘는 표차로 참패한 국민의힘에서는 강대식 지명직 최고위원 등 임명직 당직자 8명 전원이 사퇴했지만 쇄신 요구는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수도권 위기론이 사실로 확인된만큼 현 지도부로는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목소리는 원외에서 먼저 터져 나왔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패전의 책임은 장수가 지는 것"이라며 "부하에게 책임을 묻고 꼬리 자르기 하는 짓은 장수가 해선 안 될 일"이라고 김기현 대표를 겨냥했습니다.
또, "용산의 간섭없이 독자적으로 공천하고 당을 이끌어갈 훌륭한 분들이 많이 있다"며 지도부 교체를 촉구하면서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번 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은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다며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정면 비판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2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김기현 대표에게 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지도부 쇄신이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유승민/前 국민의힘 의원/지난 12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당 지도부는) 공천이고 뭐고 간에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그만큼 책임을 묻는다, 이런 차원이 아니라 앞으로 총선이 불과 6개월 남았는데 6개월 남은 총선을 이 지도부로, 김기현 체제로 치를 수 있느냐, 그걸 가지고 당 지도부를 쇄신할거냐 말 거냐를 판단하는 기준을 삼아야 되겠죠."]
그동안 침묵하던 현역 의원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서병수 의원은 "집권당 대표 자리를 감당하기에 버겁다"며 김기현 대표에게 책임질 것을 요구했고, 최재형 의원도 "임명직 당직자 사퇴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당의 전면 쇄신을 촉구했습니다.
전면 쇄신 요구가 거세질수록 대구경북 현역 의원들의 긴장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부산 해운대 3선의 하태경 의원이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하면서 영남권 중진 의원들에 대한 압박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말도 들립니다.
역대 총선에서 그랬듯이 이번에도 영남권, 특히 대구경북의 현역 교체가 당 쇄신의 상징적인 조치로 이뤄질지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수도권 의석 확보가 최우선 목표인만큼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수도권 4선인 윤상현 의원은 "영남권 중진들에게 수도권에 나가라는 건 정치적으로 죽으라는 이야기와 같다"며 "수도권 정서에 맞는 후보를 공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영남권 중진들을 험지로 보내면 당의 세력만 약화 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지난 11일, YTN 박지훈의 뉴스킹 :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견인차가 되고 계기가 되어야지 중진 수도권 차출론이 험지 출마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중진들을 배제하는 그런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총선에도 별로 도움이 안된다고 봐요."]
일각에서는 영남권 중진 수도권 차출은 이른바 용산 낙하산 공천을 위한 자리 만들기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결국,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사실상 누가 행사하느냐를 두고 국민의힘 안팎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쏟아지고 있는 쇄신 요구에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김기현 대표를 계속 신임하기로 결론 내렸습니다.
이철규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영천청도의 재선인 이만희 의원을 임명하는 등 임명직 당직자 8명의 후임 인사도 단행했습니다.
지역을 안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에 TK 현역 의원을 임명한 것을 두고 당이 영남권 정당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기현 대표 책임론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국민의힘이 화합으로 수도권 위기론을 돌파해낼지, 아니면 끝없는 분열로 내홍을 거듭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주간정치였습니다.
촬영기자:김익수/그래픽:김지현
우동윤 기자 (seagard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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