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찾아 '상경 치료'…병원 옆에 '환자방' 얻는 사람들
왜 의사 수를 늘려야 하는지는 서울 수서역만 가봐도 알 수 있습니다. 평일 오후에도 진료 보려고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병원 셔틀버스 정류장에 길게 줄 서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아예 병원 근처에 방을 얻는 환자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임예은 기자입니다.
[기자]
SRT 열차가 정차하는 서울 수서역 앞입니다. 긴 줄은 역 출입구까지 이어집니다.
수서역에서 인근 대형병원을 오가는 셔틀버스 정류장입니다.
평일 오후 시간대지만,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병원 진료를 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포항에서 암 치료를 위해 올라온 환자는 오는 데만 수 시간이나 걸렸다고 했습니다.
[김영순/보호자 : {아침 몇 시 차 타고 올라오셨어요?} 아침에 8시에 집에서 나와 가지고, 9시 40분쯤 차 탔어요.]
[허영조/경북 포항시 : 한 14시간 길게는 15~16시간까지 (걸려요.) 연착하면 아픈 몸 끌고 막 달리거든. 달리면, 병원 오기 전에 한 번 사람이 지쳐버려.]
울산에서 오는 환자는 교통비 부담이 크다고 했습니다.
[김기석/울산 성남동 : 여기까지 올라오지 않고 지방에서 치료받으면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많이 절약되는 데 도움이 되죠.]
아예 병원 인근에 방을 얻는 환자들도 있었습니다.
경기도에 있는 국립암센터 근처엔 환자방이 있다는 안내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짧게는 하루 이틀, 길게는 서너달까지 단기 임대하는 식입니다.
[환자방 관계자 : (한 달 기준으로) 두 분이시면 하나짜리 70만원부터 시작하시면 되고. 단독으로 방 세 개가 있고 3층에는 특실도 있고요.]
환자와 보호자들은 지역을 오가는 비용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병원 근처에서 머무는 걸 선택했다고 했습니다.
[A씨/보호자 : 광주에서 올라오시니까 가까운 데 거리에 있잖아요. 검사가 장기간이라 피곤하시니까 바로 앞에 (환자방을 얻었죠.)]
지역 간 의료 격차는 계속 커져 환자들이 수도권에 몰리고 있습니다.
암 환자의 경우 최근 5년간 103만여 명이 이른바 상경 치료를 받았습니다.
소아과나 산부인과, 응급외과 등 필수 의료 체계는 점차 무너지는 상황입니다.
소아과 오픈런은 일상 용어가 됐고, 응급실을 찾아 헤매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일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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