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K] 지역서점 예산 삭감, 여파는?
[KBS 전주] [앵커]
이슈K 시간입니다.
정부가 내년 예산 가운데 '지역 서점 활성화' 예산 11억 원을 전액 삭감했죠.
내년부터는 지역 동네서점에서 각종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요,
동네서점이 고사 위기에 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대처가 필요할지 이지선 동네 책방 운영자 이상민 전북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운영위원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먼저, 이지선 대표님 내년 지역 서점 활성화 예산이 전액 삭감됐습니다.
내년부터는 이 예산으로 진행하던 750여 개의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요,
전북지역의 동네 책방지기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전주에는 현재 약 90여개의 지역서점이 있고, 그 중 동네에서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네책방들이 약 열두 군데 정도 있는 걸로 파악되는데요.
11억, 문체부 전체 예산의 0.2%밖에 안 되는 지원금을 전액 삭감한다고 해서, 굉장히 큰 실망을 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한 채값도 안되는 11억으로 전국의 동네책방들이 시민들과 더불어 다채로운 문화행사들을 진행했는데, 그걸 삭감한다고 하니, 모든 책방대표들이 할 말을 잃었습니다.
[앵커]
이상민 위원장님 지역서점 활성화 예산은 문체부 예산의 0.2%밖에 되지 않지만 동네서점들의 만족도가 꽤 높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 예산을 전액 삭감한 이유, 무엇인지요?
[답변]
삭감 예산을 보면 경쟁력 강화 사업 5.5억원 ▲문화 활동 지원 사업 6.5억원으로 이 사업의 목적은 독립․동네서점․심야책방등 복합문화 공간 활용해 독서 프로그램 접근기회 제공하는 것입니다.
심야 책방 : 13개 권역 140곳에서 진행 연 560회 진행하는데요, 저자와의 만남, 특강 등이 있습니다.
이 예산이 삭감됐다는것, 정부의 건전재정 논리에 희생 된 예산입니다.
한마디로, 힘 없는 부처의 힘 없는 부서에서 지역지원 예산이 희생되는 것이 이번 정부예산안 특성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전체 정부예산은 2.8% 증가했는데, 문화예술 분야 0.6% 감소했고, 출판산업육성 관련 11.8% 삭감되었는데, 여기에서 동네서점 지원사업 예산 11억 원이 삼감 된 것입니다.
여기에 정부의 보조금 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권 카르텔)이 민간보조 사업예산이 삭감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출판산업문화진흥원에서 2022년 말에 진행 한 지역서점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역서점 대상 설문조사 가장 필요한 지원사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지역서점 문화행사 개최지원 29.1%로 가장 높았는데, 이 예산을 삭감한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서점업계에서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를 내자, 문체부는 지역 서점에 대한 지원 예산은 15억 천만 원으로 올해 예산보다 오히려 증액되었다며 반박하기도 했는데요,
정부의 이런 주장, 근거가 무엇인지요?
[답변]
문체부는 지난 9월 지역서점 경쟁력 강화사업에서 출판유통 고도화 사업으로 전환되어, 지역서점 관련 예산이 15억원으로 증액되었다는 주장인데, 지난해 문체부가 발표한 출판문화산업 진흥 계획에는 지역서점 관련 3개 분야(지역서점 경쟁력 강화, 출판유통 고도화, 지역출판 활성화) 사업 계획을 담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인 출판유통 고도화 사업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지역서점 경쟁력 강화 사업 예산을 폐지하는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지역서점 경쟁력 강화사업도 추진해야 할 주요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 해명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리고 진흥계획에 ‘지역서점 경쟁력 강화’ 과제는 “지역서점을 지역 내 독서문화 활동의 중심지로 인식될 수 있도록 북콘서트, 독서동아리 모임, 지역 내 저자와의 만남 등 문화활동 개최 지원”(‘지역서점의 문화적 확충’)하는 것이라고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앵커]
이지선대표님 중앙 정부나 지자체 지원사업을 신청 할 때 책방지기로서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상황이 더 어려운 처지에 놓였는데요,
지역 서점 지원사업이 필요한 이유, 어디에 있습니까?
[답변]
제가 현재 7년차 운영중인데요.
불과 3-4년 전만해도 지원사업의 지원금 중 책방이 가져가는 수익은 없었다고 보면 됩니다,
지원금 자체가 작가나 예술가를 초빙해 서 행사를 할 수 있는 지원이기 때문에 작가님들께 거의 대부분 가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런 사업이 있어서 유명인사를 책방에 모실 수도 있었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엔 지원사업 중에 대관료를 주기 시작한 단체도 생기기 시작했었구요.
헌데 이렇게 정부에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원사업을 없앤다, 는 이런 논리를 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책방에서 행사를 진행할 경우, 유료로 하거나 아니면 못하게 되는 게 현실이겠지요.
동네의 서점의 역할은, 책을 판매하는 그 이상의 장소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작은 풀뿌리조직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이곳이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문화활동의 생명유지장치 같은, 그런 지원사업을 없앤다는 게 솔직히 이해가 안가구요.
또한 그 비용이 무슨 몇 백억을 하는 것도 아니고.
단 11억의 지원을 없앤다는 말이 안되는 것 같고, 이번 정부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역서점의 뿌리를 단단하게 하고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답변]
지금 현재, 전주시에서 진행하는 책쿵20이라는 사업이 있지요.
독서하는 시민을 확대시키고, 책 구입을 돕는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것 때문이라도 동네의 서점을 찾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장치들이 지역 서점들을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이 되고요.
또 도서관에만 하는 문화행사를 지역서점들과도 연계해서, 함께 진행한다면 정부의 지원사업 없이도 서점들이 그 문화적인 공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앵커]
이상민 위원장님 지역서점 예산뿐만 아니라 여러 책읽기 사업들을 포함하는 '국민독서문화증진 지원 예산' 역시 전액 삭감됐는데요,
이에 따른 파장은 무엇이고, 대처 방안이 있을까요?
[답변]
국민도서문화증진 사업 예산 60억 원이 전액 삭감되었는데, 21년 66억, 22년 62억, 23년 60억, 24년 0원으로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습니다.
이 사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사업으로, 이 사업은 국민독서문화 확산(전 국민의 독서문화 향상을 도모하고 균등한 독서 활동 기회 보장), 병영독서활성화 지원(군 입대부터 전역까지 체계적인 독서기회를 제공하고 독서 지도를 통한 병영 문화 개선) 이라는 목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인데, 갑자기 예산을 삭감한 것은 정말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국민독서문화확산 사업에는 독서아카데미, 북 스타트, 전국청소년독서토론 한마당, 독서문화캠프, 전화로 책 읽어드립니다.
독서동아리 활동지원, 교정시설, 국민독서운동전개, 이 예산은 그 대상과 폭이 매우 넓고 다양한 독서문화 증진 사업이 진행되는 관계로, 사업예산 폐지에 따라 일선에서의 혼란이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치단체 차원에서 지역서점 지원사업과 국민도서문화증진 사업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와 지역논의를 통해서 폐지에 따른 피해가 큰 사업들에 대해서 지역적인 특성을 반영해서 가능한 사업들은 지원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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