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베이징 안방서 '일대일로 우군들' 릴레이 정상외교(종합)

정성조 2023. 10. 1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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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亞·동남亞·아프리카·동유럽·중남미 정상과 "동반자" 한목소리
"일대일로 교두보" 언급도…'다자주의·내정 불간섭' 강조 美 겨냥
17일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만난 시진핑 주석 [신화·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자국 최대 외교행사인 제3회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에서 각국 정상들과 연쇄 양자회담을 열고 '우군 다지기'에 힘을 쏟았다.

17일 중국 외교부와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동유럽 헝가리, 남미 칠레, 오세아니아 파푸아뉴기니 등 지역별로 중국과 전통적 우호 관계거나 관계에 공을 들여온 국가수반들과 릴레이 정상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에게 "10년 전 나는 카자흐스탄에서 처음으로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상을 제시했다"며 "국제 형세가 어떻게 변화하든 양국의 우호 이념이 대대로 전승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토카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은 시 주석이 일대일로 구상을 제창한 첫날부터 굳건히 지지하고 적극 참여했다"면서 "중국은 카자흐스탄이 영원히 신뢰하는 친구이자 동반자"라고 화답한 뒤 상호 연결과 경제 개발 등 여러 영역에 걸친 협력 문건에 서명했다.

시 주석은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여 만에 또 중국을 찾은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겐 "오랜 친구 조코위 대통령을 다시 만나 기쁘다"면서 "인도네시아는 내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처음 제창한 곳으로, 지난 10년 동안 인도네시아는 역내 일대일로 협력의 선두에 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 주석은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를 만나서는 양국 관계를 최고 단계인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그간 중국의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는 인도 견제를 공통 분모로 우방 관계를 닦아온 파키스탄이 유일했다.

그는 "에티오피아는 지난 10년 동안 일대일로 협력의 넓이나 성과 면에서 아프리카 선두에 있다"며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계기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단결과 국제적 공평·정의 수호를 촉진하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아머드 총리는 "에티오피아는 중국의 당·국가 통치 경험을 거울로 삼아 배우기를 희망하고, 더 많은 중국 기업의 에티오피아 투자를 환영한다"고 답했다.

시 주석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에겐 "헝가리는 신중국을 가장 먼저 승인하고 수교한 국가 중 하나"라며 "헝가리가 오랫동안 우호적인 대중국 정책을 유지하면서 일대일로를 적극 지지하고, 오르반 총리가 세 번 연속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중국이 투자한 헝가리-세르비아 철도의 기한 내 완공·개통을 이룩해내자면서 중국·유럽 물류 협력 단지 운영과 전자상거래와 정보기술(IT), 신에너지 산업 등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헝가리산 농산물 수입도 늘릴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1970년 남미 국가 중에선 처음으로 중국과 수교한 칠레의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과는 일대일로 협력 계획에 함께 서명했다.

그는 "서명을 계기로 무역과 기반 시설 투자 등 전통적 협력을 심화함으로써 칠레가 중남미 일대일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대일로 정상포럼 참석을 겸해 중국을 국빈 방문한 보리치 대통령은 이날 중국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양국 공동선언도 발표했다.

시 주석은 최근 중국이 미국과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남태평양 도서국 가운데 하나인 파푸아뉴기니의 제임스 마라페 총리도 만났다. 그는 "새로운 형세에서 중국은 파푸아뉴기니와 함께 정치적 상호 신뢰를 다지고 협력의 범위를 확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시 주석은 특히 개도국 정상들에게는 남남협력(개도국 간 협력)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글로벌 다자주의와 내정불간섭 원칙 등도 거론하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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