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소기업 파산 ‘역대급’…어음 부도액 8년 만에 최고치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김정환 기자(flame@mk.co.kr) 2023. 10. 1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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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경기 바닥 짚었지만
자금부족 영세기업은 줄파산
올해 부도액 3조6천억 달해
“기촉법 일몰…회생가능기업 선별 지원을”
[사진 = 연합뉴스]
최근 반도체 위주로 생산·수출이 회복하며 제조업 경기가 반등하고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 사이에선 줄파산 공포가 커졌다. 기업 규모에 따라 경기 회복 온도차가 커지는 양극화 흐름이 두드러진 것이다.

17일 매일경제가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한국은행의 전국 어음 부도금액 현황 문건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어음부도액은 3조6282억원으로 2015년(연간 4조6361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가 다 가기도 전에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부도액이 늘었다. 경영난에 고금리 상황까지 길어지며 한계 상태를 맞은 기업이 늘어난 영향 때문이다.

이는 9월 반도체 수출이 11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도 넉달째 흑자가 이어지며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경기 반등 신호가 나오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경기 회복 온기가 아직 중소·중견업체에는 전달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누적된 부실이 한국 경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외부감사대상 기업 2만3273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기업들 이자보상배율(이자비용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1배로 1년 전(7.35배)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기업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특히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낼 수 없는 좀비기업은 3017곳으로 1년 새 8.7% 늘었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는 “최근 기업 구조조정 촉진법이 일몰되며 회생가능한 기업이 퇴출될 가능성이 생겼다”며 “경쟁력이 있지만 단기 위기를 맞은 기업들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을 옥석가리기해 선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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