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와 통화 “나쁜놈, 감옥 안에서 허투루 못하게 할 것”

2023. 10. 17.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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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A(27)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A씨는 한 장관과 통화에서 "(가해자 출소 예정인) 20년 뒤 죽는다는 각오로 지금 (제도 개선 요청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물론 그런 일이 안 생기면 좋겠지만, 지금 양방향 알림 스마트워치 서비스 등이 구축돼 있지 않고 정리 수준에 그쳐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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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국정감사 이튿날 통화
“법 집행자로서 대단히 죄송”
피해자 “통화 후 펑펑 울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한동훈 법무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A(27)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A씨는 범죄피해자연대(가칭 ‘경험자들’)를 구성해 제도 개선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무부는 한 장관의 지시에 따라 범죄 피해자의 재판기록 열람·등사권 보장 등 관련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17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실에 따르면 한 장관은 법무부 국정감사가 이튿날인 지난 12일 오후 A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A씨는 지난 2월부터 총 6차례 법무부 홈페이지 ‘장관과의 대화’에 메시지를 남겼지만, 한 장관의 직접 답변이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의원은 지난 11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피해자(A씨)가 아주 오래전에 장관과의 대화를 하고 싶다고 장관에게 이런 얘기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대기다”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국감장에서 A씨와의 인터뷰 화면을 재생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통화에서 “자료가 보통 이제 올라오면 장관한테 직접 오지는 않고 담당 부서한테 간다. 그래서 제가 직접 보지는 못했다가 어제 그 얘기를 듣고 지금 찾아봤는데, 말씀해 주신 생각들이 다 제 생각하고 똑같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어 “이렇게 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법 개정이 실행의 시간이 꽤 걸리는 것들이 많지만, 기본적으로 저도 당연히 이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한 장관과 통화에서 “(가해자 출소 예정인) 20년 뒤 죽는다는 각오로 지금 (제도 개선 요청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물론 그런 일이 안 생기면 좋겠지만, 지금 양방향 알림 스마트워치 서비스 등이 구축돼 있지 않고 정리 수준에 그쳐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그러면서 “그래서 지금 상태에서는 제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한 장관은 “다 떠나서 굉장히 큰 피해를 입으셔서 당연히 국가에서 법을 집행하는 사람으로서 대단히 일단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려야 될 것 같다”고 사과했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한동훈 법무장관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실시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와의 인터뷰 화면을 보고 있다. [연합]

한 장관은 가해자에 대해 “나쁜 놈이다, 아무리 봐도. 그래서 수감된 이후의 상황도 제가 특별히 더 잘 챙기고 있다”며 “나중에 혹시라도 걱정하실 일 안 생기게 수감 제대로 하고 안에서도 허투루 하지 못하게 제가 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 장관은 “선생님뿐만 아니라 이게 또 나라 전체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을 수 있거나 그런 걸 예방하는 차원에서 좋은 말씀을 해주시면, 아무래도 직접 겪으신 분이 해주시는 말이니 더 제가 무게 있게 받아들여서 최대한 반영해 보겠다”고 했다.

한 장관은 “제가 먼저 마음 쓰지 못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재차 사과하며 “걱정하시는 일 생기지 않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A씨는 한 장관에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가까이 오면 알람이 울려 도망갈 시간을 벌 수 있는 ‘양방향 알림 스마트워치’ 도입 ▷범죄 피해자의 재판기록 열람·등사권 보장 ▷감형을 위한 반성문 제도 폐지 등을 우선 제안했다. 한 장관은 해당 내용을 법무부 관련 부서에 전달하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A씨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누구 하나 책임지기 싫어하는 사법 체계에서 피해자에게 질문을 하는 그 마음 자체에 굉장히 감동했지만, 한편으론 씁쓸했다”며 “직접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준 한동훈 장관님께 감사하고, 통화를 마친 뒤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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