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소송 불출석’ 손배소 강제조정…권경애 변호사는 또 불출석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의 소송을 대리하면서 재판에 불출석해 패소하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를 상대로 유족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강제조정을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늘(17일) 고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가 권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두 번째 조정기일을 열고 강제조정 결정을 하기로 했습니다.

강제조정은 조정에서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화해 조건을 정해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입니다.

다만 이번 강제조정안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을 받아 본 양측이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됩니다. 한쪽이라도 결정을 거부하면 조정안은 무산되고 정식 재판을 다시 열게 됩니다.

이 씨는 오늘 주원 양의 영정을 들고 법원에 출석했습니다. 권 변호사는 불출석했고 대리인만 법정에 나왔습니다.

이 씨는 "지난달 조정기일에서 제가 권경애 변호사가 직접 기일에 나오라고 이야기했는데 오늘도 안 나왔다"면서 "제가 바란 건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다하라는 것인데 끝까지 그걸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씨의 대리인은 재판을 마친 뒤 "조정위원이 조정안에 어떤 조건을 제시할 것인지는 오늘 알려주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권 변호사 측은 조정기일을 앞두고 지난 12일 "이 씨의 재판 받을 권리와 상고할 권리 침해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는 전반적으로 인정한다"면서도 이 씨의 청구를 기각해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특히 정신적 위자료 청구에 대해 "이 씨의 정신적 충격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지만 권 변호사 또한 이 씨가 이 사건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언론에 공표함으로써 받은 정신적 충격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 씨가 주장한 손해배상 범위 중 적극적 손해는 권 변호사가 받은 수임료 총 900만 원에 대해 권 변호사의 과실 정도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권 변호사는 2016년 이 씨가 학교폭력 가해자와 교육청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을 대리했다가 2심 재판에 세 차례 무단으로 불출석해 항소 취하로 간주되면서 지난해 11월 패소했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이 씨는 올해 4월 권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 같은 법인 변호사 2명을 상대로 2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지난 7월 이 소송을 조정에 회부했습니다. 소송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던 권 변호사는 지난달 첫 조정기일 당일에야 대리인 선임계를 제출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6월 권 변호사에게 정직 1년의 징계를 결정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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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민 기자 (jsm@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