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군 경례하는데 여군은 애교부리네”…‘성차별논란’ 부른 이들의 정체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10. 17. 19: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차별 논란 부른 파주시 도라산 전망대 군인 구조물. [사진출처 = 군인권센터]
파주시 도라산 전망대에 설치됐던 군인 구조물이 ‘성차별 논란’으로 결국 철거됐다.

17일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파주시는 도라산 전망대 잔디광장에 세운 남녀 군인 구조물 중 여성 군인 구조물을 지난달 30일 철거했다.

나란히 세워진 남녀 군인 구조물은 얼굴 위치에 동그랗게 구멍을 뚫은 뒤 방문객이 얼굴을 넣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그런데 이 구조물에 ‘성차별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남성 군인 조형물은 바른 자세로 경례를 하고 있으나 여성 군인 조형물은 한쪽 손을 허리에 대고 파이팅하면서 한쪽 다리를 살짝 구부리는 자세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성폭력상담소는 “남군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것처럼 보이지만 여군은 애교를 부리는 자세로 인해 군인 역할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의 구조물은 성차별적 역할을 고착화하는 것으로 왜곡된 성별 역할을 심어줄 수 있다”며 “군인으로서 일선 현장에서 땀 흘리며 복무하는 여군을 차별하고 배제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재 도라산 전망대에는 남성 군인 구조물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남성 군인 구조물을 함께 철거하거나, 똑같이 경례 자세를 하는 여성 군인 구조물을 새로 제작해 설치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군성폭력상담소는 “성인지 감수성에 입각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상황 자체를 지우는 소극적 방식으로, 파주시 인식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