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수 “화물터미널 배치해야...홍준표 시장 사과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신공항)의 화물터미널 위치를 두고 대구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의성군이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판하며 화물터미널을 의성에 배치하라고 요구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17일 의성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공항 사업 당시 합의대로 화물터미널을 의성에 배치해야 하며, 의성군은 신공항 유치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와 의성군의 갈등은 지난 8월 국토교통부가 대구 민간공항 이전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를 발표하면서 빚어졌다. 신공항 화물터미널 위치를 의성이 아닌 군위로 배치한 용역 결과를 접하자 의성군민들이 반발한 것이다. 2020년 7월과 8월 대구시와 경북도 등이 신공항 관련으로 작성한 공동합의문에 따르면 군위군에는 여객터미널을, 의성군에는 항공 물류·정비 산업 단지 등을 짓기로 돼 있다.
의성군 측은 합의문에 화물터미널 위치가 정해져 있지 않았지만, 항공 물류 단지가 위치할 의성에 지어야 항공 산업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군수는 “항공 물류가 활성화된 국내·외 대다수 공항에도 화물터미널과 항공물류단지가 인접해있다”면서 “항공물류단지와 4.6km 떨어진 곳에 화물터미널을 설치하면서 물류 산업을 활성화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의성군 반발이 커지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달 열린 간부회의 및 기자간담회에서 경북도·의성군과의 화물터미널 관련 논의를 이달 중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시장은 “국책 사업 선례를 위해서도 절대로 떼법은 용인돼서는 안된다”며 “협의가 무산되면 비상 계획을 세워 후보지를 새로 지정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군위·의성 공동 유치가 취소되고 군위군 우보면으로 가게 되면 국비 2조원 이상이 절약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홍 시장의 주장에 대해 김 군수는 “대구시가 신공항 부지를 군위 우보로 이전할 생각이라면 군공항 이전 특별법에 따라 직접 국방부에 제출한 이전 건의서를 철회하면 될 일”이라며 “화물터미널을 포함한 항공물류 시설 배치가 된다면 의성군이 신공항 유치를 철회할 일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별도로 김 군수는 홍 시장에게 의성군민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홍 시장이)의성군의 정당한 요구를 떼법 등 원색적인 단어로 비난했다”면서 “의성군민을 모독하고 폄하한 모든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향후 기본 계획 수립시 의성군과 협의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경북도는 이 갈등을 풀기 위해 화물터미널을 두 곳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1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송 전용 화물터미널과 민간항공 수송 화물터미널을 분리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신공항 사업 추진 과정의 소소한 분쟁을 막아 세계적 공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군수는 이같은 화물터미널 분리 배치 대안에 대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의성군의 요구가 수용된다면 신공항 건설에 최선을 다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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