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CEO' 최희문 대표, 13년 만에 국감장 섰다…송곳 질문에 '진땀'
"부동산PF로 성과급 잔치" "내부통제 문제 많아"…십자포화
(서울=뉴스1) 박승희 강은성 한유주 문혜원 기자 =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부회장)가 취임 13년 만에 국정감사 증인대에 섰다. 이화전기 거래정지 사태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고금리 문제와 임원진의 성과급 잔치, 내부통제 미비까지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의원들의 송곳질문이 이어지면서 최 대표가 진땀을 흘렸다.
최희문 대표는 이화전기 거래정지 직전 내부정보를 활용해 지분을 미리 매도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선 여러 정황을 들어 강력 부인했다. 부동산 PF 금리가 과하다는 말에는 자사가 제공한 부동산 PF 중 8%대 금리 사례가 빠져 전체적으로 부풀려졌다고 반박했다. 내부통제 방안에 대해선 추가적인 조치로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화전기 거래정지 송구하지만 전혀 알지 못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금감원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최희문 대표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중 유일하게 증인으로 참석했다. 최 대표는 그동안 언론 노출을 꺼려 '은둔의 CEO'로 불렸는데, 메리츠증권에 산적한 현안으로 국감에 출석하게 됐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화전기 거래 정지 이전에 주식 매도를 완료해 회수했는데, 내부 정보를 활용한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메리츠증권은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이화전기 주식 거래가 정지된 지난 5월10일 직전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모두 처분해 손실을 면했다.
최 대표는 "저희가 사전에 이를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정황 증거들이 있다"며 입을 뗐다. 우선 "메리츠증권은 거래정지 3주 전 이화전기에 전환 신청을 했는데, 전환 신청을 하는 순간 저희 담보권이 상실된다"며 "저희가 만약에 (거래정지) 사실을 예지하고 있었으면 저런 신청을 전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매매정지 6일 전 저희가 이화전기 관련 유가증권 279억원을 추가로 인수했는데, 거래정지가 다가오는 회사라고 판단했었으면 결코 추가로 인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거래정지 당일 이화전기는 그날 아침에 저희에게 300억원의 유가증권을 프리미엄을 주고 사 갔다. (이화전기) 자체도 거래정지에 대한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저희가 조사에 철저히 임해서 이런 의혹에 대해서 설명을 하겠다"고 말했다.
◇"두 자릿수 부동산 PF 금리에 '임원 돈 잔치'"…"8% 있어" 해명
메리츠증권이 금리 인상기를 맞아 부동산 PF 금리를 두 자릿수로 대폭 높이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은 외면한 채 임원들의 성과급을 과하게 지급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메리츠증권에 대한 원성이 많다. 특히나 유명하다"며 "메리츠증권이 우수 사업장을 선순위로 담보를 했을 때 (PF 대출 금리가) 12%, 선순위가 안 되면 16% 18% 20% 가져간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면 어떤 현상이 생기냐, 부동산 공급이 안 된다. 하지만 정작 돈 잔치는 증권사 임직원들이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의 지난해 성과급이 29억원인데 부사장도 성과급이 32억원이고 전무도 성과급이 27억원"이라고 꼬집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도 "조금만 (올릴) 거리가 있으면 금리를 올리는데, 메리츠증권은 유보금을 남기지도 않고 전부 성과 보수로 나눠 먹는다"며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공급 부족, 가격 상승 등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성과급 수준에 대한 언급은 따로 하지 않았다. 다만 윤 의원이 제시한 자사의 부동산 PF 대출금리 사례는 부풀려졌다고 반박했다. 최 대표는 "저희가 취급한 것 중에 8% 정도가 붙어 있다"고 해명했다.
◇내부통제 미비 지적엔 "나름대로 깨끗한 회사 운영 노력…추가 노력하겠다"
내부통제 미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정무위 위원들은 메리츠증권에 내부 징계가 상위 10개 증권사 중 최다였지만, 대처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IB 본부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활용해 부당이득을 얻었다는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도 거론됐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메리츠증권은 내부 통제에 굉장히 문제가 많은 회사"라며 "상위 10개 증권사의 내부 징계 현황을 보니 메리츠가 107명 중 35명으로 3분의 1을 차지했고, 90억~1300억원대 규모의 일임매매 금지 위반 행위를 하고도 감봉이나 정직 등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메리츠증권의 최근 5년간 징계 현황을 살펴보니까 총 102건의 내부통제 위반 건 중에 형사고발한 사건은 단 한 사 1건에 불과했다"며 "내부통제를 위반해도 견책, 감봉 정책 등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고발도 하지 않으니 내부통제 위반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일임매매에 대한 페널티가 업계 수준과 상당히 유사하거나 더 강화된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2023년 소비자 민원 평가 대상을 받았고 또 2022년 증권사 민원 11개사 중에 최하위"라며 "나름대로 깨끗한 회사를 운영하려고 노력을 했다. 추가적으로 더더욱 민원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기업금융(IB) 본부 직원들이 직무정보를 활용해 수십억원의 이득을 챙겼다는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그 점에 대해서 상당히 송구스럽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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