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고조되는 가자지구… 지도부는 카타르서 호화생활 의혹

이예림 2023. 10. 1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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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공습과 전쟁 장기화 예상으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인도주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이 사태를 촉발하고 해당 지역을 장악·통치 중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는 인근 부국(富國) 카타르에서 호화스러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5일(현지시간) "하마스 지도부는 수년간 카타르 호텔에서 생활하며 피에 굶주린 조직을 운영해 왔다"며 "하마스 정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야(사진)가 현재 도하에서 유명 5성급 호텔인 '포시즌스 호텔'에 머무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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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
하마스 수장 하니야 등 고위 간부
수년간 도하 5성급 호텔 머물러
호텔측 “현재 투숙 안 해” 입장문
의사결정 기구도 카타르에 위치
前 수장 마슈알 2012년부터 체류
“가자 주민에 세금 착취… 부 축적”
이스라엘의 공습과 전쟁 장기화 예상으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인도주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이 사태를 촉발하고 해당 지역을 장악·통치 중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는 인근 부국(富國) 카타르에서 호화스러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5일(현지시간) “하마스 지도부는 수년간 카타르 호텔에서 생활하며 피에 굶주린 조직을 운영해 왔다”며 “하마스 정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야(사진)가 현재 도하에서 유명 5성급 호텔인 ‘포시즌스 호텔’에 머무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텔레그래프가 이날 공개한 다른 영상에는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는 모습을 TV 화면을 통해 지켜보는 하마스 지도부의 모습이 담겨 있다. 매체는 “하니야와 그의 심복 12명은 도하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어린이와 노약자를 포함한 민간인들이 끌려가는 모습을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봤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공습이 발발한 지 열흘째인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 공습이 발생한 후 한 주민이 수색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이 밤새 폭격을 가해 최소 71명이 숨졌다.    칸 유니스 로이터=연합뉴스
도하 포시즌스 호텔은 하니야의 체류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국제방송사 프랑스24는 하니야가 2012년부터 도하에서 살고 있으며 하마스의 주요 의사결정 기구인 정치국 또한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텔레그래프 보도에 힘을 보탰다. 독일 도이치벨레 역시 가자지구가 아닌 카타르가 10년 넘게 하마스의 정치 본부 역할을 해 왔다고 강조했다.

하마스의 전 수장인 칼리드 마슈알도 카타르에 체류 중이다. 텔레그래프는 “이달 초에도 도하에서 마슈알이 포착된 영상이 공개됐다”며 “2012년부터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2021년 캐나다 온라인 매체 포스트밀레니얼은 가자 주민들과 동떨어져 호화스러운 생활을 영위해 온 하마스 고위 간부들의 실상을 고발했다. 매체는 “하마스 지도부는 도하의 고급 호텔에서 11일 동안 지내며 스파 비용으로만 2만6000달러(약 3500만원), 기타 3만달러(4000만원)를 썼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발발한 지 열흘째인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이 발생한 후 가자지구 라파 난민촌에서 한 여성이 바닥에 앉아 울부짖고 있다. 이날 이집트에서 대기 중이던 구호물자 차량이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라파 국경 통행로로 향하고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라파 AFP=연합뉴스
이렇게 하마스 고위 간부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가자 주민들에게서 세금을 착취했기 때문이다. 인도 매체 와이온은 “하니야의 재산이 40억달러(5조4000억원)로 추산되는 등, 고위 간부들이 막대한 재산을 쌓을 수 있었던 건 하루 1달러로 생활하는 가자 주민들이 소득의 20%에 달하는 세금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가자 지구 230만명의 인구 중 3분의 2 가까이가 ‘빈곤’ 상태라고 유엔 등은 파악 중이다.

하마스에 도피처를 제공한 카타르에 대한 비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마크 윌리스 전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카타르 부의 상당 부분은 런던에 방치돼 있다”며 “카타르와 연계된 하마스의 자산을 동결하기 위해선 영국이 나서야 한다”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그는 “만약 하니야가 카타르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면, 미국이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라덴을 암살한 것과 같이 도하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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