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쓴소리’ 한 여당…“공무원 자세 바꿔야”

[2023국감]윤한홍 “개인투자자 차별 없애야”
“전산시스템 갖추고, 상환기간 문제 바꿔야”
이복현 “개인투자자 목소리 듣도록 뛰겠다”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여당에서 금융당국을 겨냥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다.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이 거센 공매도 관련해 제도개선이 미진하다는 판단에서다. 여당에서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상환기간을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향후 제도개선 향배가 주목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그동안 금융당국은) 매번 선진국이 어떻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얘기·소리만 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기관·외국인보다 차별받고 있는 것을 인정 안 했다”며 “이런 자세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게 공매도 관련해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증권시장의 안정성 및 공정성 유지를 위한 공매도 제도 개선에 관한 청원’은 지난 4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시작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5만명 동의를 달성했다. 하지만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국감에서 공매도 제도개선 관련해 “(이미) 개인 투자자들이 요청하는 대로 다 해드렸다”며 “국제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도 없고 현실적으로 똑같이 하는 것도 어렵다”고 답했다.

관련해 윤 의원은 17일 국감에서 “‘외국도 그렇다’, ‘다른 나라도 그렇다’는 공무원 근성의 답변이 있다”며 “그러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기울어진 운동장이구나, 정부는 기관·외국 편’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 자세부터 바꿔달라”며 “개인 투자들이 차별받지 않고 있고 형평성이 있다고 느낄 수 있게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좀 더 적극적으로 말씀해야 한다”며 “상환기간 문제, 대차거래·전산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십시오”라고 말했다. 관련해 윤 의원은 “개인은 상환기간이 90일인데 기관은 상환기간이 없다”며 “어떻게든 개인이 차별받지 않도록 최대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먼저 갖춰 놓고 기관과 외국인이 참여하도록 설득하든지 방법을 찾는 식으로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오늘 (국감에서) 제일 많이 나온 얘기가 공매도”라며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에 차별받는다. 공평하지 않다는 게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400만~1500만 개인투자자들이 차별받지 않다는 느낌을 가지도록 해달라”며 “실제 그렇게 되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공매도 자체 순기능이 있기 때문에 공매도를 지나치게 제약하고 선진국과 다르게 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된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한국 주식이 오르지 않고 국내 투자자들이 외국으로 나간다. (그 원인을 보면) 한국 주식 시장의 경우 기관 등의 불공정한 놀이터가 됐다는 지적과 문제 인식이 현실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잘못된 불건전 불공정 관행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이 되는 상황에서는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옵션을 들고 가야 한다”며 “개인 투자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과 소통하면서 정책을 추진할 필요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이 “개인투자자들과 교류 기회를 가져달라”고 당부하자, 이 원장은 “저 자신부터라도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도록 뛰겠다”고 약속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