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무관의 '恨' TEX, 가을야구 7연승 WS 진출 확률 90%, "분위기 탔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파죽지세다. 거칠 것이 없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포스트시즌 7연승을 달리며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 꿈을 부풀렸다.
텍사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2차전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5대4로 승리했다.
1차전 2대0 승리에 이어 원정에서 2연승을 거둔 텍사스는 18일 하루를 쉬고 19~21일 홈에서 열리는 3,4,5차전서 대망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
텍사스는 1961년 창단 후 한 번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작년까지 62년 동안 무관의 세월을 보낸 것이다. 우승 경력이 없는 밀워키 브루어스(55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55년), 시애틀 매리너스(37년), 콜로라도 로키스(31년), 탬파베이 레이스(26년) 등 5팀보다 그 세월이 길다.
1948년이 마지막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다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기간이 오래 됐다.
텍사스는 첫 포스트시즌 진출도 창단 후 무려 36년이 걸렸다. 1996년 90승72패로 AL 서부지구 1위에 오른 뒤 디비전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에 1승3패로 무릎을 꿇었다.
첫 월드시리즈 진출은 2010년에 이뤘다. 그해 90승72패로 지구 우승을 차지한 텍사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탬파베이를 3승2패로 눌렀고, ALCS에서 양키스를 4대2로 제압하며 AL 페넌트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월드시리즈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1승4패로 패했다.
이듬해인 2011년에도 AL 정상에 오른 텍사스는 월드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3승4패로 무릎을 꿇어 아쉬움을 남겼다. 5차전까지 3승2패로 앞섰던 텍사스는 6차전서 연장 11회 상대 데이빗 프리즈에개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아 10대9로 패했고, 7차전서는 선발 크리스 카펜터 등 상대 투수들을 공략하지 못하고 2대6으로 내주면서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텍사스의 9번째 가을야구 무대다. 그러나 기세는 가장 좋다. 90승72패로 와일드카드(WC) 2위로 가을야구행 티켓을 쥐고 WC시리즈에서 탬파베이를 2승, 디비전시리즈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3승을 꺾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휴스턴에게도 원정서 첫 2경기를 잡았으니 기세가 하늘을 찌를 만하다고 하겠다.
텍사스는 당해 포스트시즌 첫 7경기를 모두 이긴 역대 6번째 팀이다. 이 부문 최다 기록은 8연승이다. 2014년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WCS, DS, LCS까지 8연승을 달린 뒤 샌프란시스코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패했다.
이날 2차전 선발투수로 6이닝 5안타 1볼넷 9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네이선 이발디는 경기 후 "내가 느끼기에 우리는 분위기를 탄 것 같다"며 "우리가 정말 좋은 계기를 잡았다. 원정이든 홈이든 우리는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고 그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사실이다. 정말 잘하고 있다. 계속해서 이렇게 해 나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발디는 5-2로 앞선 5회말 무사 만루를 무실점으로 넘기며 이날 최대 승부처를 만들어냈다. 선두 마이클 브랜틀리와 채스 맥코믹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제레미 페냐가 3루수 조시 정의 실책으로 출루해 무사 만루. 이발디는 야니어 디아즈와 호세 알투베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알렉스 브레그먼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위기를 극복했다.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이발디는)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 중 한 명이다. 위기가 닥쳤을 때 그는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7전4선승제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첫 두 경기를 잡은 팀이 해당 시리즈를 통과한 것은 역대 89번 중 75번으로 84%다. 또한 원정 1,2차전을 잡은 팀이 시리즈를 이긴 것은 역대 29번 중 26번이다. 즉 텍사스가 월드시리즈에 오를 확률은 90%에 이른다.
텍사스는 19일 3차전 선발로 부상에서 돌아온 맥스 슈어저를 예고했다. 휴스턴 선발은 크리스티안 하비에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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