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다 인건비 문제”…음식점에서 알바생이 줄어든다
알바생 대신 태블릿 PC가 주문 받아
식당가 “운영비 30% 이상 아낀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2일 협동로봇 종합솔루션기업 두산로보틱스와 ‘치킨로봇 솔루션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치킨을 튀기는 과정에서 사람 대신 로봇의 기술력을 활용하겠다는 목표다.
이 협동로봇 튀김 솔루션은 튀김 바스켓 6개를 동시에 운영, 시간당 최대 24마리의 치킨을 튀겨낼 수 있다. 튀김기 상단에 설치돼 공간 활용성이 높은 데다 기름 교체와 바닥 청소 등도 용이하다. 사람이 직접 튀기지 않는 만큼 기름으로 인한 화상 위험도 적다.
교촌에프엔비는 이달 중 협동로봇 튀김 솔루션을 경기도 오산 본사에 설치하기로 했다. 두산로보틱스와 협업, 단계적으로 전국 모든 가맹점(1300여곳)에 이를 도입하겠다는 게 교촌에프앤비의 계획이다. 업무 강도와 일손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업무 강도가 높은 탓에 기본급 외 각종 수당을 제시해도 인력난을 겪고 있는 가맹점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이를 반대로 얘기하면 로봇이 가맹점마다 보급됐을 때 점주들이 고용하는 아르바이트생 등 직원 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단 의미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인력난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가장 고민하는 점 중 하나”라며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최저임금만 주고 싶은 게 당연한데 아르바이트생들은 차라리 업무 강도가 낮은 편의점이나 카페 등으로 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름이 튀어 다치거나 하는 등 위험성도 높아 아르바이트 수요가 적다. 대체로 가맹점주와 그 가족들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분위기”라며 “지금 아르바이트 시장에서는 최소한 최저임금의 1.5배는 줘야 하는데 이미 (현행 최저임금이) 1만원에 가깝다”고 부연했다.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노력은 프랜차이즈 기업은 물론, 개인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식당가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주요 상권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무인 주문·결제 시스템이 대표적인 사례다.
매장 규모가 클수록 업주에게 더 도움이 된다는 게 식당가의 전언이다. 테이블이 20개 있는 식당이라면 매달 약 40만원을 내야 하는데 직원 2~3명을 고용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것이다. 규모가 작은 식당에서는 자영업자가 태블릿 PC를 설치하고 혼자 운영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또 태블릿 PC를 도입하면서 정착한 선결제 방식이 일명 ‘먹튀(음식이나 서비스를 제공받은 뒤 계산하지 않고 가는 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보고 있다. 이전처럼 직원을 장시간 고용하지 않아도 매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된 것이다.
서울 송파구에서 태블릿 PC가 설치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식당의 무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무인화 후 매장 운영비를 30% 이상 아낀 것 같다”며 “튀김기나 태블릿 PC 모두 사람보다 비용이 적게 들지 않나. 갑자기 결근하는 등 변수도 적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에 따르면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월평균 100만원 미만을 받는 임금근로자 비중이 24.5%를 기록했다. 산업 분류 중 두 번째로 가장 많은 것인데 근로 시간이 줄어들고 있단 신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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