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폭탄" 테러 예고글 쓴 30대男…"한 번만 기회를" 뒤늦은 후회

A씨가 지난 8월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제주국제공항 상대 흉악 범죄 예고 글.

잇따른 흉기 난동 사건으로 온 국민이 공포에 떨던 시기에 '전국 5개 국제공항에서 테러와 살인을 하겠다'는 글을 쓴 30대 남성이 법정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제주지법 형사1단독 오지애 판사는 17일 협박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32)에 대한 첫 공판 겸 결심 공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 8월 6일 오후 9시7분부터 이튿날 오전 12시 42분까지 약 3시간 35분 동안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천·김포·제주·김해·대구 국제공항에서 폭탄 테러와 흉기 살해를 예고하는 글을 6차례 올렸다.

A씨는 "이미 제주공항에 폭탄 설치해놨다", "나오는 인간들 다 찔러 죽이겠다" 등 내용을 적었다.

당시는 흉기 난동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던 시기였다. A씨의 범죄 예고로 해당 공항에는 80여명이 투입되고 장갑차와 순찰차, 폭발물 탐지 차량, 소방차, 구급차 등이 배치됐다.

A씨는 경찰 조사 끝에 범행을 자백했다. 그는 "경찰이 날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었다"며 "좀 더 많은 관심을 받아야 경찰이 추적할 것 같아 글을 여러 개 작성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A씨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은 범행 당시 인터넷 중독 상태였다"며 "피해 진술을 한 공무원 11명을 위해 형사 공탁할 예정인 점 등을 참작해 달라"고 선처를 구했다.

A씨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피해를 본 분들에게도 죄송하다"며 "뉴스에 관련 내용이 나올 때마다 후회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신다면 두 번 다시는 상식 밖의 일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호소했다.

선고는 오는 11월 이뤄질 예정이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