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3] 메리츠증권, 이화전기 미공개 정보 활용 의혹…매매정지 직전 매도 타이밍 절묘

구현주 기자 2023. 10. 1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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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의원 “부실기업 집중 투자 등 결정 기준도 문제”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 “3가지 정황증거로 반박 가능”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왼쪽)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했다./국회 생중계 화면 갈무리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 주식 매매정지 직전에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해  미공개 정보 활용 의혹이 반년 째 이어지고 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는 메리츠증권의 이화전기 주식 매도 타이밍을 우연으로만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수차례 나왔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 횡령·배임 혐의로 이화전기 주식 매매 거래가 정지된 지난 5월10일, 보유하고 있던 주식 5838만2142주(32.22%)를 전부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화전기 거래정지로 소액주주 38만명이 피해를 입었는데, 메리츠증권은 김영준 회장 구속영장 청구 전에 주식매도를 완료했다”며 “아울러 김영준 회장이 주가조작 전력이 있는 사채업자 출신이라는 점 등에서 메리츠증권 투자 결정 기준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메리츠증권은 수많은 기업에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투자해왔다. CB와 BW는 주식과 채권 중간 성격을 띠는 상품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다. 채권으로 발행하지만 나중에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투자자가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도 “강한 조사 단서로 삼을 수밖에 없는 정황임이 틀림 없다”고 언급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국회 생중계 화면 갈무리

메리츠증권 투자가 유독 부실기업에 집중됐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이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메리츠증권이 CB·BW 투자를 통해 자금을 공급한 기업 중 18곳이 횡령·배임, 부도 및 회생절차, 감사의견거절 등을 이유로 거래정지됐다.

그럼에도 메리츠증권은 거의 손실을 보지 않았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21년 10월 이화전기 BW에 400억원을 투자한 뒤 꾸준히 주식으로 바꿔 장내 매도하는 식으로 처분해왔다. 계열사 이아이디 지분도 처분해 손실을 피해갔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는 “당사가 (구속영장 청구 등을) 사전에 몰랐던 3가지 정황 증거가 있다”며 “우선 이화전기 거래 3주 전에 BW 주식전환 신청을 했는데, 해당 사실을 알았다면 전환신청을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매정지 6일 전 당사는 이화전기 유가증권 279억원을 추가 인수했으며, 거래정지 당일에도 이화전기가 300억원 유가증권을 매입했다”며 “높은 확률로 거래정지 가능성을 생각 안 했으며, 추후 조사에서도 철저히 임해서 의혹을 설명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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