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껴안고 숨진 채 발견된 이스라엘 일가족 5명

권윤희 2023. 10. 1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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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철조망을 뚫고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한 이후 크파르 아자와 비에리, 레임 등 이스라엘 키부츠(농업 공동체)에서는 주민 수백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을 취재한 호주abc뉴스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크파르 아자 주민 800명 중 약 50명이 하마스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한편 크파르 아자를 기습한 하마스 무장대원 가운데 100여명은 이스라엘군 진압 작전에 의해 사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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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아비브(54), 요나단(17), 로템(19), 이프타흐(15), 리브낫(54) 쿠츠. 이스라엘 남부 크파르 아자 키부츠(농업 공동체) 주민이었던 일가족 5명은 7일(현지시간) 마을을 덮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공격으로 사망했다. 2023.10.14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페이스북

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철조망을 뚫고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한 이후 크파르 아자와 비에리, 레임 등 이스라엘 키부츠(농업 공동체)에서는 주민 수백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가자지구에서 3㎞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작은 키부츠 크파르 아자도 쑥대밭이 됐다.

현장을 취재한 호주abc뉴스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크파르 아자 주민 800명 중 약 50명이 하마스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 마을에 살던 아비브(54), 리브낫(54) 쿠츠 부부와 세 자녀 로템(19), 요나단(17), 이프타흐(15) 등 일가족 5명도 몰살당했다.

14일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애초 실종자로 분류됐던 이 가족은 자택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웃들은 가장인 아비브가 아내와 자녀를 꼭 껴안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숨진 아비브는 현지 컨설팅회사 부사장 겸 농업 종사자였다.

1973년 욤키푸르 전쟁 중 태어난 아내 리브낫은 이번 달 50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었다.

딸 로템은 신병교육대 교관이었고, 아들 요나단과 이프타흐는 농구선수를 꿈꾸는 학생이었다.

이들 가족은 미국 보스턴에 살다 몇 년 전 귀향했다.

가족의 친척은 “앞길이 창창한 아이들이었다”고 애도했다.

또 “하마스 기습이 있던 날 이들 가족을 만나기로 했었다. 숨진 아비브는 자신들이 그저 평화롭게 살기를 바란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매년 가자지구 철조망을 따라 축제를 열곤 했다”고 전했다.

크파르 아자에서는 아직도 주민 50여명의 사망자에 대한 신원 확인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쿠츠 가족과 같이 숨진 주민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16일 캐나다 CTV에 따르면 약혼녀와 함께 크파르 아자에 살던 캐나다인 네타 엡스타인(21)은 쏟아지는 하마스가 던진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 약혼녀 아이린 샤빗을 살리고 죽었다.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크파르 아자 키부츠(농업 공동체)를 습격했을 당시, 아파트로 날아들어온 수류탄을 온몸으로 덮쳐 약혼녀 아이린 샤빗(왼쪽)을 구하고 사망한 캐나다계 이스라엘인 네타 엡스타인. 2023.10.16 CTV/페이스북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 부모 밑에서 태어나 이스라엘에서 자란 이 청년은 1년 6개월 전 약혼녀를 만나 결혼을 약속했다.

하마스의 기습이 있던 날, 엡스타인은 어머니에게 “아랍어로 고함이 들려요. 엄청 소란스럽고요. 총을 쏘고 있어요”, “그들이 여기 왔어요, 엄마”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어머니는 친척들과 함께 안전 가옥에 피신해 있었지만, 아들 엡스타인은 하마스의 집중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얼마 후 그의 약혼녀는 엡스타인의 어머니에게 “아파트로 공격대가 쳐들어와 수류탄을 던져 넣었다”, “네타가 군대에서 훈련받은 것처럼 수류탄 위로 점프했다”는 메시지를 잇따라 보냈다.

한편 크파르 아자를 기습한 하마스 무장대원 가운데 100여명은 이스라엘군 진압 작전에 의해 사살됐다.

그러나 사태 발생 열흘이 다 되도록 마을 곳곳에는 아직도 숨진 하마스 대원의 시신이 방치돼 있다.

호주abc뉴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숨진 하마스 대원의 몸에 폭발물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시신 수습을 꺼리고 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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