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이스라엘·요르단 방문하는 바이든, 확전 막을까

조 바이든(사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지상전을 앞둔 이스라엘을 전격 방문합니다. 그 후 요르단 암만으로 이동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 등과 만날 예정입니다. 그의 이번 방문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변곡점이 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을 재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6일 이스라엘 수뇌부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이 긴급한 이 시점에서 이스라엘을 찾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보여준 후 요르단 암만을 방문한다"면서 "그 곳에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PA 수반 등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언론들은 이번 방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략 4가지 목표를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정치·외교적 지지 및 군사적 지원, 하마스 고립, 팔레스타인의 인도주의적 재난 예방, 확전 방지 등이 그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를 고립시키고, 이스라엘의 대응 공격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아바스 PA 수반을 만나는 것은 하마스가 장악해온 가자지구를 통치할 잠재적 대안 세력으로서 PA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또 다른 핵심 목표는 이스라엘의 '과도한 보복'에 의한 '확전'을 막는 것입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공개된 미국 CBS 방송 '60분' 인터뷰에서 '현시점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을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그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확전 가능성을 경계한 발언이지요.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스라엘에 힘을 실어주는 측면과 확전 방지 측면에서 나름의 '균형점'을 찾으려 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확전 방지 구상은 이스라엘 방문 전부터 이란의 강경 메시지로 인해 도전 받는 모습입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16일 자국 국영방송에서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정권이 가자지구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선제 조치 가능성을 거론했지요.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동지중해에 배치한 핵추진 항모 제럴드포드호 등 전략자산을 통해 이란의 개입을 억지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이 무차별적인 작전에 나서지 않도록 적극 설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