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견디고 빛본 지난 날···이젠 '희망' 길잡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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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나요, 오 카트린느. 내 사랑. 들리지 않나요, 내 목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덥수룩한 수염을 기르고 동그랗게 머리를 묶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51).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에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아리아 '당신은 잠들려고 하지만'을 부르면서 순식간에 압도적인 에너지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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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의 재능 스스로 의심하다
'파우스트' 공연 이후 세계적 주목
29일 '어둠에서 빛으로' 콘서트
“들리지 않나요, 오 카트린느. 내 사랑. 들리지 않나요, 내 목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덥수룩한 수염을 기르고 동그랗게 머리를 묶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51).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에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아리아 ‘당신은 잠들려고 하지만’을 부르면서 순식간에 압도적인 에너지를 선보였다. 오는 29일 사무엘 윤은 국제 무대 데뷔 25주년을 맞아 예술의전당에서 펼치는 콘서트 ‘어둠에서 빛으로(From Darkness to Light)’를 통해 그간의 음악 인생을 총망라한다.
13일 서울 강남구 포니정홀에서 열린 국제 무대 데뷔 2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사무엘 윤은 “저는 음악가로서의 가능성이 희박했던 시간들을 참고 견뎠는데 그게 저를 만든 자산이 됐다”면서 “제 음악의 25주년과 ‘다크니스(darkness)’라는 제목이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998년 이탈리아 토티 달 몬테 콩쿠르에서 우승한 사무엘 윤은 트레비조에서 샤를 구노의 ‘파우스트’ 오페라에 출연하면서 국제 무대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독일 최대 음악 축제인 ‘바이로이트 바그너 페스티벌’에서 개막작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의 주연을 갑작스럽게 맡은 후 완벽하게 소화하며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성악계에서 돋보이는 이력을 지니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가 두각을 나타냈던 것은 아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성악 공부를 시작했지만 함께 공부하는 대부분의 학생들과는 달리 콩쿠르에서 입상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4학년이 된 후에야 중앙음악콩쿠르에 입상하면서 유학을 떠났지만 스스로의 재능에 의심이 가득했다.
그러던 중 로마 근교의 한 오페라 극장에서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에 참여하면서 내재돼 있던 에너지를 발견하게 됐다. 사무엘 윤은 “그때 처음 집중하면서 연기에 빠져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사무엘 윤은 카리스마 넘치는 악마의 모습을 표현한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펠레스를 맡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트레이드 마크’인 꽁지머리와 수염도 메피스토펠리스를 맡게 된 후 길렀다.
지난해 3월 사무엘 윤은 독일 쾰른 오페라 극장에서 23년간 종신가수로 활동하던 중 후학 양성을 위해 모교인 서울대학교로 돌아왔다. 고별 무대에서 독일어권 최고 영예인 궁정가수(Kammersanger) 칭호를 받으면서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사무엘 윤은 “제 인생에 있어 무대에서 화려했던 것들, 남 앞에서 돋보이는 것들이 의미 있는 삶인가 싶었다”면서 “제가 받았던 과분함을 갚아야겠다, 쓰임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한국에서 다양한 시도로 오페라를 꽃 피우고 싶다고 했다.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많은 관중들이 오페라, 가곡까지도 좋아하게 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면서 “관중들과 공유하지 않는 음악은 희망이 없다고 본다. 클래식 대중화의 길잡이로서 성악가의 길을 젊은 음악가들에게 제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는 29일 콘서트를 통해서도 그의 대표적인 레퍼토리인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 구노의 ‘파우스트’ 중 ‘당신은 잠들려고 하지만’을 포함해 슈베르트의 가곡 ‘도플갱어’ ‘마왕’ 등의 다양한 노래를 부를 예정이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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