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사계절 기쁨을 채집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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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한 인류가 경작을 시작한 시기는 비교적 최근으로 90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인간 종을 거슬러 올라가면 300만년 동안의 채집 본능이 기록돼 있다.
자연을 사랑하는 채취인이자 약초학자인 저자는 1년 동안 마트에 가는 대신 숲에서 나뭇잎과 버섯을 따고 바다에서 해초를 뜯는다.
일년 동안 식료품을 사는 데 일절 돈을 쓰지 않고, 농사도 짓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사는 스코틀랜드 중부 자연에서 나는 것만을 채취해서 살아가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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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와일드 지음/신소희 옮김/부키 펴냄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한 인류가 경작을 시작한 시기는 비교적 최근으로 90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인간 종을 거슬러 올라가면 300만년 동안의 채집 본능이 기록돼 있다. 책은 오늘날 인간도 채집과 수렵만으로 살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비롯됐다. 저자는 채취와 야생식만으로 살아볼 결심을 한다.
자연을 사랑하는 채취인이자 약초학자인 저자는 1년 동안 마트에 가는 대신 숲에서 나뭇잎과 버섯을 따고 바다에서 해초를 뜯는다. 도토리 가루로 팬케이크를 굽고 난생처음 고등어 낚시에 도전한다. 매 끼니가 고군분투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넉넉해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 계절마다 자연이 내주는 것들에 의지해 살아 보니, 거뜬히 생존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마음도 편안해졌다. 오늘 저녁 식탁에 오를 눈앞의 자연에 집중하는 순간, 복잡한 생각은 전부 사라지고 단순한 즐거움이 솟았다고 한다.
저자는 무한 욕망의 소비 지옥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을 보며,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실험을 하나 해 보기로 했다. 일년 동안 식료품을 사는 데 일절 돈을 쓰지 않고, 농사도 짓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사는 스코틀랜드 중부 자연에서 나는 것만을 채취해서 살아가겠다는 것.
심지어 텃밭 농사도 짓지 않았다. 우유와 버터는 물론 커피와 초콜릿도 일절 먹지 않았다. 대신 산나물과 버섯으로 칼슘과 단백질, 탄수화물을 흡수했다. 당분은 6월과 7월에 스코틀랜드 야생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베스카딸기와 라즈베리, 구스베리로도 충분했다.
물론 약초와 채취 전문가인 그에겐 나름대로 유리한 점이 있다. 그렇다 해도 고대인처럼 야생식만 먹고사는 게 요즘 시대에 가능한 일일까? 그는 과연 굶주리지 않고, 온갖 음식과 소비의 유혹에 굴복하지 않고 무사히 실험을 끝마칠 수 있을까? 그 답이 책에 있다. 책을 읽으면 인간의 채집 본능이 꿈틀거리는 걸 느낄 수 있다. 곳곳의 드로잉 삽화는 눈을 즐겁게 해준다. 이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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