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선미는 이런 캐릭터야, 알지 다들?"
분절적인 구조 특징, 프란츠와 함께 만들어
기괴함과 관능미 두드러진 콘셉트 사진 화제, 친동생이 찍어줘
'캄 마이셀프'와 '덕질'까지 수록곡 공통 주제는 '자기 탐구'
어느덧 솔로 10주년…"진지한데 엉뚱한 모습 제일 사랑해 주시는 것 같아"
'24시간이 모자라'를 통해 솔로로 데뷔한 지 딱 10주년을 맞은 선미는, 꾸준히 직접 곡을 만들어 오면서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장르로 '선미팝'을 일관되게 선보이고 있다. 이번 새 디지털 싱글 '스트레인저'(STRANGER)에는 세상 진지해 보이는 가운데서도 왠지 모를 엉뚱함이 엿보이는 '선미스러움'이 담겼다.
선미의 새 싱글 '스트레인저' 발매 쇼케이스가 17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렸다. MC배가 진행한 이날 쇼케이스에서 선미는 동명의 타이틀곡 무대와 뮤직비디오를 최초 공개했다. 불에 그을린 자국이 있는 흰색의 언밸런스 드레스를 입은 선미는 검은 망을 쓴 댄서들과 호흡을 맞춰 독특하면서도 기괴한 분위기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새 앨범 소개를 부탁하자, 선미는 "'스트레인저' 앨범은 정말 선미스럽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선미스러움이라고 하면, 되게 진지함 속에서 나오는 코믹함이 있다. 뭔가 좀 엉뚱하고, 좀 옛날 표현이지만 4차원 같은? 되게 진지하다. 비디오 안에서 애가 진지하게 연기하는데 어딘가 웃긴 거다. 그게 선미스러운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자기만의 개성이 돋보이는 '선미팝'으로 대중을 만나온 선미는 이번 신곡 '스트레인저'에서 여러 곡을 한 곡 안에 담은 듯한 분절적인 구조에 도전했다. 인트로와 후렴이 같은 구성과 멜로디고, 버스(verse)와 프리코러스까지 세 부분이 각각 BPM이 다르다.
선미는 "다른 곡 세 개가 연달아서 들리는 게 K팝 시장 안에서 되게 잘 찾아볼 수 있는 구성이다. 믹스팝이라기도 하고 하이퍼팝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곡을 만들어봐야지 하고 생각한 게 아니고 처음에 이 인트로가 떠올랐다. 혼자서 피아노를 하다가 이 뒤에는 이런 구성이 오면 좋겠다, 그다음에 또 이어서 만들어 보고, 여긴 또 이랬으면 좋겠다… 이게 하나처럼 이어질까?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같이 작업한 프란츠 프로듀서님한테 '오빠, 제가 곡을 한 번 스케치해 봤는데 이런 구성이 나오는데 이게 가능할까요?' 했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 '선미야, 요즘은 MZ잖아, MZ. MZ에겐 (이런 것도) 먹힌다~'라고 해 주시더라. 이 세대는 정말 새로운 걸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데 수월하고 유동적인 세대라고 생각했다"라며 "거부감이나 낯섦이 느껴지지 않게, 곡이 하나처럼 들리도록 잇는 데 노력을 되게 많이 했다"라고 부연했다.
퍼포먼스에 신경 쓴 부분을 묻자, 선미는 "아무래도 약간 기괴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 같다. (안무가) 하나도 스무스하게 이어지는 동작이 아니다. 절도 있게 끊어지면서 이어지는 동작"이라며 "인트로, 벌스, 프리코러스 부분마다 다 다른 느낌이 나는데 그 다른 느낌에 맞는 안무를 생각하는 데 공을 들였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스트레인저'라는 음악과 뮤직비디오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선미는 "'스트레인저'가 낯선 사람, 이방인이라는 뜻이다. 이 단어가 와닿았다. 저는 늘 곡을 쓰면서 다른 상황에 처한 선미 이야기를 써 내려갔더라. '스트레인저'가 나라는 사람이면 더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선미가 본 또 다른 낯선 선미, 그게 되게 궁금해졌다"라고 말했다.
컴백 전 공개된 콘셉트 사진도 큰 화제를 모았다. 으스스한 느낌과 고혹적인 매력이 동시에 발견된다는 평가가 나왔다. 선미는 "말씀드리고 싶은 게, (사진을) 제 친동생이 찍었다"라며 웃었다. 이미 '보랏빛 밤'(pporappippam) 커버를 찍은 경험도 있다고. 폴란드에서 나흘 동안 촬영하는 긴 일정이라 문득 동생을 떠올렸는데, 찍어야 할 양도 많아서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고민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선미는 "일단 한 번 믿고 맡겨보자는 생각을 했는데 결과물이 너무 좋은 거다. 그래서 사실 동생한테 너무너무 고맙다. 정말 이 '스트레인저'로 또 다른, 정말 되게 낯선 저를 담아줬다. 저는 그냥 다를 게 없겠지 하고 찍었는데, 동생은 너무 다르게, 제목처럼 (저를) '스트레인저'로 만들어 준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무대 의상 제작 후기도 들려줬다. 선미는 드레스 자락을 가리키며 "이게 저희 스타일리스트 선생님께서 다 불로 태운 거다. 실제로 태우고 여기는 아메리카노를 다 부으셨다. 촬영 현장에서는 디테일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촬영장 정원에 있는 흙을 조금 쥐어서 묻힌 비하인드가 있다"라고 밝혔다.
타이틀곡 외에도 '캄 마이셀프'(Calm myself)와 '덕질'(Call my name)까지 2곡이 더 있다. 세 곡이 한 앨범에 묶인 이유에 관해 선미는 "첫 번째 트랙 '캄 마이셀프'로 시작하고 마지막 '덕질'까지 이어지면서 계속 '나'라는 사람을 탐구하는 그런 메시지가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캄 마이셀프'는 무너져 있다가 강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그게 되게 뿌듯해서 나 강해졌네, 하고 스스로 인지하기 시작한 순간을 쓴 것 같다. '스트레인저'로는 또 다른 나 스스로가 낯선 나를 발견하고 사랑하는 과정이 생기고, 마지막 '덕질'로 이어지면서 스스로 만들어 낸 낯선 존재를 덕질하게 되는 거다. 이런 서사가 있는데, 결국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 그런 이야기가 담긴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원더걸스 시절부터 들었던 '진지한데 늘 어딘가 엉뚱'하다는 대중과 팬의 반응을 언급한 선미는 "그런 모습을 제일 사랑해 주시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또한 "솔로로 10년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걸 보면 아무래도 프로듀싱을 하고, 나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그때부터 조금씩 수명이 더 늘어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얼마나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고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늘 저는 힘이 닿는 데까지 늘 모든 순간에 진심이고 늘 모든 순간에 열심인 아티스트 선미가 될게요. 그 여정 잘 지켜봐 주시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선미의 새 디지털 싱글 '스트레인저'는 오늘(17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발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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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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