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초월의 뇌물과 ‘이상한 수사’로 쑥대밭 된 중국 금융계

이종태 기자 2023. 10. 1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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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행의 전 회장이 뇌물을 받고 불법 대출을 제공한 혐의로 체포되었다고, BBC(10월17일)가 보도했다.

류리앤지 중국은행 전 회장은 지난 3월 사임했는데, 그로부터 한 달쯤 뒤 '부패 혐의로 조사 중'이라는 중앙기율검사위(중국 공산당의 감찰 및 사정기관)의 발표가 나왔다.

BBC에 따르면, 류 전 회장의 혐의는 불법 대출 외에도 금지된 출판물의 중국 반입, 지위를 이용한 뇌물 및 특전(스키 리조트 초대 등) 수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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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행의 전 회장이 뇌물을 받고 불법 대출을 제공한 혐의로 체포되었다고, BBC(10월17일)가 보도했다. 중국은행은 이 나라 4대 국유 상업은행(한국이라면 저축과 대출을 겸하는 시중은행) 반열에 들어가는 거대 금융기관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은 인민은행이다.

류리앤지 중국은행 전 회장은 지난 3월 사임했는데, 그로부터 한 달쯤 뒤 ‘부패 혐의로 조사 중’이라는 중앙기율검사위(중국 공산당의 감찰 및 사정기관)의 발표가 나왔다. 6개월여에 걸친 조사 끝에 중국 공산당은 류 전 회장을 제명했다. 그 직후, 체포가 단행되었다.

류리앤지 중국은행 전 회장이 뇌물 및 불법대출 혐의로 체포되었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의 한 중국은행 지점 현관. ⓒEPA

BBC에 따르면, 류 전 회장의 혐의는 불법 대출 외에도 금지된 출판물의 중국 반입, 지위를 이용한 뇌물 및 특전(스키 리조트 초대 등) 수수 등이다. 그는 인민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저명인사다. 2019년에 중국은행 회장으로 취임해 올해 3월까지 이 은행을 이끌었다.

금융산업 부문에 대한 '반부패 투쟁'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2년여 동안 중국 공산당 정부가 추진해온 금융산업 부문에 대한 ‘반부패 투쟁’의 일환이다.

지난 9월12일엔, 중국 최대 국유 생명보험사 중 하나인 중국생명보험 왕빈 전 회장이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사형 선고(2년 집행유예)를 받았다. ‘사형의 집행유예’란 유예 기간 동안 죄수의 수형 태도나 반성 여부를 지켜본 뒤 사형의 실행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사형을 면하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살게 된다.

왕 전 회장의 혐의는 3억2500만 위안(약 601억원)의 뇌물을 받은 것이다. 5420만 위안(약 100억원)을 해외 금융기관으로 빼돌려 은닉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되었다.

지난 2021년 1월엔, 중국 최대 국영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화룽그룹의 전 회장 라이샤오민이 17억8800만 위안(약 3300억원) 규모의 횡령(뇌물)과 다수의 처(중혼)를 둔 혐의로 처형되었다. 그의 집에서만 무게 3t에 달하는 2억7000만 위안(약 499억원) 규모의 지폐 다발들이 발견되었다고 전해진다. 이외에도 같은 해, 국가개발은행 후화이방 회장이 8550만 위안(약 158억원) 규모의 뇌물 수수 사건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년여 동안 중국 시진핑 주석(사진 중앙)은 금융산업 부문에 대한 ‘반부패 투쟁’을 전개해왔다. ⓒXinhua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인이며 벤처투자 및 인수합병 업계의 거물로 꼽혔던 차이나 르네상스(종합금융회사)의 바오 판 회장은 지난 2월 ‘실종’되었다가, 최근 “당국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선 거대 기업의 경영자가 사라졌다가 일정한 기간이 지난 뒤 “수사 협조 중”으로 발표되는 일이 일종의 관례처럼 정착되어 가고 있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대표적 사례다.

이외에도 국유 자산운용사 차이나 에버브라이트 그룹의 전 회장인 리샤오펑, 판이페이 인민은행 전 부행장 등이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조사받고 있다.

이종태 기자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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