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이 스머프냐" "이재명 변호인이냐"...野 vs 檢 충돌

박소연 기자, 조준영 기자, 정경훈 기자 2023. 10. 1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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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3 국정감사](종합)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검 등 11개 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17. /사진=뉴시스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대장동 비리를 윤석열 게이트로 조작했다며,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에 이재명 대표가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영장 청구가 '꼼수'라며 검찰이 사건을 부풀리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법사위는 이날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을 비롯한 11개 검찰청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김대업 병풍조작 사건, 드루킹 댓글 사건 등 조작사건은 민주주의 요체인 선거제도의 본질을 흔드는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20대 대선 당시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과 김병욱 민주당 의원 보좌진 연루 의혹이 불거진 '이철수-최재경 녹취록'을 거론하며 "이 사안은 개인의 범죄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철저한 수사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의혹을 부풀려 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낙선한 대통령 후보에 대해 이렇게 집요하게 없는 것까지 털어 영끌해서 최정예 검사들을 대거 투입(한 적이 있나)"라고 했다. 이어 "국회로 영장을 보낼 때 수원 사건 2개를 가져와서, 대북 송금 (사건)을 가져왔다가 기각되니까 다시 수원에 내려보냈다. 역대급 꼼수 아닌가. 하나로 자신 없으니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부풀려 시도한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신봉수 수원지검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검 등 11개 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3.10.17. /사진=뉴시스

그러자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백현동 사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북송금 사건 한 건 한 건 모두 중대 사안이고 구속사안"이라며 "그럼 의원님 말씀대로 그 세 건을 건건이 별도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어야 하나. 그래서 모아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 수사책임자인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의 위장전입과 세금 체납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 차장은 이 대표를 수사할 사람이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할 분"이라며 "딸 학군을 위해 위장 전입을 하고 처남 골프장 직원들의 범죄 기록을 대신 조회해 주는 등 처가 관련 각종 민형사 분쟁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신봉수 수원지검장이 "처음 접하는 자료이고 내용도 잘 알 수 없다. 오늘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말인지는 의문"이라고 하자 야당 의원들은 곧바로 "국감 취지에 반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지금 수원차장검사는 기관 증인이 아니다"라며 여야 간사간 협의를 주문했지만, 소병철 민주당 간사는 "공정한 진행이 아니다"라며 항의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이 이 대표의 수사 전담 검사를 향해 정치적 공세를 펼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이 차장검사가) 평범한 수사만 여지껏 수사해왔다고 하면 저런 일이 있다고 해도 오늘 국정감사장 질문이 됐을지 모르겠다"며 "특별한 사건을 수사했기 때문에 오늘 국감장 질의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전주혜 의원도 이 차장에 대한 의혹 제기를 두고 "이 대표를 향한 칼 끝을 무디게 하려는 나쁜 음모가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검 등 11개 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청구 기각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과 검찰 간 설전도 벌어졌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국가기관인 검찰은 증거로 말하고 결과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안타깝게도 본 위원이 주로 들은 것은 집단 뇌피셜처럼 되뇌인다"며 "분풀이라고 할까 본인들 실력 없어 구속 못시켜놓고 재판부가 문제인 것처럼 투덜댄다. 투덜이스머프냐"고 했다.

그러자 송 지검장은 "법사위 국감장에서 '집단 뇌피셜'이나 '투덜이스머프', 중앙지검이 '봐주기 전문가'냐라고 말하는 건 심히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또 "위원님은 피고인의 개인 변호인이 아니다. 국감은 재판 관여 목적으로 하면 안 된다"고 일갈했다. 그러자 김영배 의원은 "국민의 대표가 대신 물어보는데 이러시면 안 된다 저러시면 안 된다 하는 건 피감기관의 기본적 태도가 아니다. 헌법기관에 대한 자기중심적인 안하무인 태도"라고 했지만, 송 지검장은 " 투덜이 스머프냐는 게 국민을 대표해서 하는 질문인가"라고 맞받았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조준영 기자 cho@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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