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재판'서 "이익 챙긴 일 없어…검찰 논리는 공산주의"

이재명, 대장동 재판 2차 공판 출석…30분간 직접 진술 통해 검찰 주장 반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재판에서 검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본인의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이 대표는 17일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이종찬·성창희 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서 30분가량 직접 진술하며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이 대표는 "검찰 논리에 따르면 왜 누룽지 긁듯 긁어서 이익을 회수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으니 배임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며 "모두 공사가 하게 되면 사회주의 국가가 된다. 소위 말하는 공산주의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공으로 환수할 방법을 고민했지만 편법으로 어디에 몰아주거나 법을 어기며 하자는 생각은 꿈에도 해본 적이 없다"며 "개발업자와 만나 차 한 잔 마신 적도 없고, 개발이익을 10원짜리 하나 얻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기관이 인허가를 해주면서 공공영역 또는 자치단체, 공사가 이익을 환수할 것인지, 얼마를 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는 법에 정해진 의무는 아니다"며 "권한을 심하게 행사하면 공산당이라고 욕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대장동, 성남FC 관련해 제가 어떤 이익을 취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수년간 뒤지지 않았냐"며 "개인으로선 감내하기 어렵고 고통스러운 짐을 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저는 어항 속에 든 금붕어라 생각하고 주변 공무원들에게 내 근처에 있으면 벼락 맞을 수 있으니 절차를 위반하지 말라고 말했다"면서 "이런 식으로 공직자의 공무수행에 대해 사후적 관점에서 비판하고, 그걸 법적으로 문제 삼으면 정책을 결정하는 공무원들은 절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장동은 원래 LH가 공영개발하고 있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민간이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왜 공사가 하느냐. 민간과 경쟁하지 말라'라고 지시해 사업을 포기하게 됐다"며 "검찰 논리대로라면 돈이 많이 남는 대장동 사업을 LH가 포기한 것 자체가 중대 배임 행위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2010~2018년 성남시장 재직 시절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민간업자에 특혜를 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민간업자들이 7886억원을 챙기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에서 민간업자에게 내부 정보를 제공해 211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게 한 혐의,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13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