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방심위 ‘뉴스타파 인용’ 언론사 중징계, 노골적 언론탄압이자 겁박”
시민단체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가 지난 16일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를 인용보도한 MBC 뉴스데스크와 PD수첩 및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부실수사 관련 보도를 한 JTBC 뉴스룸 등에 대해 과징금을 최종 의결한 것에 대해 “언론자유 위축,국민의 알권리 및 민주적 의사결정과정 왜곡 의도”라며 비판했다.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이날 관련 논평에서 “이번 사태와 같이 타 언론사의 보도내용을 인용한 방송사에게까지 무더기 중징계를 의결한 경우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야권 추천 위원의 항의를 외면하고 여권 추천 위원들 주도로 심의와 징계를 강행했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에게 유리하게끔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을 왜곡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가진 폭주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이번 심의는 최악의 자의적 심의, 편파심의이자 정권 차원의 방송 탄압 사례로 남을 것”이라며 “ 책임은 오롯이 무리한 심의를 강행한 류희림 위원장과 김우석, 허연회, 황성욱 심의위원에게 있음을 기억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참여연대는 “뉴스타파 인용 보도를 한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신장식의 신장개업’ 등에 각각 ‘관계자 징계’ 및 ‘주의’를, 그리고 MBC-AM ‘김종배의 시선집중’, YTN-FM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는 ‘주의’를 의결했다. 반면 똑같이 뉴스타파의 보도내용을 인용한 보수 성향 종편 채널인 채널A와 MBN 보도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권력자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할 언론의 책무와 자유, 고위공직자가 연루된 의혹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까지 부정하는 최악의 자의적 심의, 편파 심의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보도의 핵심은 지난 20대 대선 직전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및 사건 무마 의혹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에 대한 것들”이라며 “비록 뉴스타파 해당 보도의 근거 중 하나였던 녹취록 속 김만배의 발언 내용이 허위라고 하더라도, 당시 윤석열 검사는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의 주무 검사였다는 점에서 여전히 합리적 의심은 남아있으며 당시 시점에서 공익적 보도 가치 또한 존재하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뉴스타파의 보도 내용 전체가 모두 의도된 조작이거나 대선 개입 공작이라고 볼만한 근거는 아직까지 없다.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를 뽑는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에 대한 의혹제기는 국민 모두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으며 이에 대한 보도는 언론의 당연한 본분”이라며 “이는 이를 인용보도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통용되어야 할 가치”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방심위에 대해 “권력에게 불리한 의혹 보도 자체는 물론, 그 내용이 퍼져나가는 것까지도 차단하겠다는 것”이라며 “공정성 관련 규정을 근거로 들지만, 전직 검찰총장이자 유력 대선후보의 중대 의혹 보도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징계 하는 것은 권력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방심위가 ‘긴급심의’라는 명목으로 전체 위원 7명 중 여당추천 4명의 위원들 중심으로 급히 제재를 내린 것에 대해서도 “그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입장을 나타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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