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리포트 낸 SK증권에 내용증명 보낸 대웅제약…이복현 “부당한 압력 행사 감시하겠다”

이복현 금감원장 “증권사 리서치 객관성 제고 방안 논의 중”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SK증권 리포트 압박 논란’에 대해 “심각한 오류가 있어 내용증명으로 대응했는데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잘 따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대웅제약은 SK증권에 전 대표를 발신인으로 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경쟁업체 메디톡스에 대해 SK증권이 발간한 종목 리포트가 균형 잡힌 시각에서 쓰이지 않았다며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연구원)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며 논란이 됐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대웅제약 제공

전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전 대표에게 “증권사의 리포트 작성과 관련해 관행적으로 공문을 보내나”라고 질문했고, 이에 대해 전 대표는 “내용증명은 저희도 처음 보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대웅제약이 증권사에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권사 리포트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개별 애널리스트의 징계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건 주식시장 리포트 문화를 상당히 흔들 수 있는 문제”라면서 “애널리스트가 잘못 분석하면 공론화 등을 통해 해결해야지 내용증명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법적으로 최대 주주가 아닌 이해관계자의 리포트 압박 행위에 대한 제재가 없다면서,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주주가 아닌 이해관계자의 리포트 압박 행위는 관련 제재가 없어서 불법은 아니다”라며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독립성 침해 여지가 있을 때 이를 조사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을 만들고 법적으로 이해관계자가 독립성을 흔들지 못하게 막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전 대표는 “합리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면서 “고민이 많았는데 구체적인 제도가 마련되면 재발했을 때 내용증명 말고 제도에 따라 객관적으로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현재 내부 태스크포스(TF)에서 증권사 리서치의 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 중이다”라면서 “연장선상에서 이해 관계인의 부당한 압력 행사 행위를 감시하는 제도적 보완을 검토할지 아니면 별개의 사안으로 대안을 마련할지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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