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영끌’로 이재명 수사” 野 지적에 서울중앙지검장 “한 건 한 건 중대·구속사안”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검찰을 ‘윤석열 정부에 큰 부담을 주는 조직’으로 규정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17일 국정감사에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을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 시절 사건 수사가 시작됐다는 송 지검장에게 김 의원은 ‘엉뚱한 소리를 한다’며 받아쳤고, ‘엉뚱하게 답변하지 않는다’고 응수한 송 지검장은 이 대표를 둘러싼 사건 모두가 구속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감에서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 후보로서 대선이 끝나고 야당 대표가 됐는데, 대한민국 역사상 낙선한 후보에 대해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없는 것까지도 털어 ‘영끌’까지 해서 최정예 검사들을 대거 투입해 수사를 진행한다”는 김 의원 발언이 두 사람 공방의 시작이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도 법원에서의 기각으로 결국 얻은 건 하나 없다면서, 국민적 비난만 사는 게 검찰의 현실이라고 김 의원은 꼬집었다.
이를 근거로 검찰을 ‘윤석열 정부에 큰 부담을 주는 조직’으로 규정한 김 의원은 “아마도 다들 (그런 게) 고민일 거라고 생각한다”며 “검찰이 자기 명예를 회복할 방안을 같이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마치 손을 내미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더했다.
이처럼 비교적 단조로운 톤에서 시작된 김 의원의 질의는 ‘중앙지검 검사가 총 몇 명이나 투입됐나’는 질문에서 본격적으로 어조가 바뀌었다.
송 지검장이 “구체적으로 현황을 파악하지는 않았는데 반부패 1·2·3부 검사 중에 주로 1부와 3부가 수사를 진행한다”며 “스무명 안팎”이라고 답하자 김 의원은 “자료를 제출해줄 수 있나”라며 물었고, 송 지검장은 “1부와 3부고, 재판 중인 사건은 공판 5부에서 주도적으로 한다”는 말로 그 답을 대신했다.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가 총 267명이라고 끄집어낸 김 의원은 검찰의 무능을 질타하듯 ‘빈털터리 수사’라거나 ‘참담하다’는 표현까지 언급한 후, “2016년 검사 25명에 수사를 70일 정도 한 박근혜 특검팀은 성과가 있었다고 국민들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는 듯 “검찰 수사 평가는 다른 의견도 많이 있다”며 응수한 송 지검장은 “정확히 말씀드리면 이재명 대표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전에 이미 지난 정부에서 수사가 시작됐다”고 제대로 된 파악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황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주도하에 사건 수사가 진행됐다는 송 지검장의 설명에 김 의원은 “엉뚱한 소리 하지 말라”며 “제가 물어보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나, 국민이 보고 있다”고 날카롭게 받아쳤다.
자신은 엉뚱하게 답변하지 않는다고 반격한 송 지검장은 이어진 ‘답변을 충실하게 해주면 좋겠다’는 김 의원의 말에 “(현재) 수사팀 규모도 이례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를 “그런 주장을 할 수도 있다”는 말로 넘겨버린 김 의원은 “영장청구를 보낼 때 대북송금을 가져왔다가 기각되니 다시 수원으로 내려보냈는데 역대급 꼼수 아닌가”라며 “하나 가지고 자신 없으니 이것저것 갖다 붙여서 부풀려 시도한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검찰이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김 의원 말에 송 지검장은 “백현동 사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북송금 사건 한 건 한 건 모두 중대 사안이고 구속사안이라 생각한다”며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계속해서 “세 건을 별도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어야 하느냐”며 “그래서 모아서 한 것”이라 답하고는, ‘판단이 잘못된 게 증명되지 않았나’라는 김 의원 반문에도 송 지검장은 “(그런 건) 증명되지 않았다. 다음에 답변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지검장의 마지막 발언에 현장에서 두 사람의 말을 잠자코 듣던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다음에 언제요”라고 반응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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