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응급실 뺑뺑이 해결 첫 단추 의대정원 확대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 진행 : 김우성 앵커
■ 방송일 : 2023년 10월 17일 (화요일)
■ 대담 :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응급실 뺑뺑이, 지역의 의료체계 붕괴는 현실
-의대 증원은 필수...의료 정책 개선 동반돼야
-타과와의 박탈감 해소 위해 비급여 진료 통제 필요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김우성 앵커(이하 김우성): 정부 복지부에서 의과대학 정원 확대 얘기를 꺼냈습니다. 이 문제가 굉장히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찬반도 첨예하게 나뉘고 있습니다.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는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도 최종 조율하고 있고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다 이런 소식까지 알려져 있습니다. 의사단체는 지난 2020년과 마찬가지로 강경하게 대응하겠다 이렇게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찬반 이야기 어떤 점들이 있는지 저희가 차례로 한번 들려드릴 텐데요. 먼저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이하 김윤): 네, 안녕하십니까.
◇ 김우성: 교수님 정부가 이렇게 의대 정원 확대하자 이렇게 나온 배경 뭔가요?
◆ 김윤: 지금 응급실 뺑뺑이, 소아 진료 대란 지방에서 의사를 못 구해서 지역의 의료체계가 붕괴되는 문제 등처럼 의사가 부족해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이 급격하게 와해돼 가고 있는 게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기사에도 많이 나왔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데 이렇게 의대에 예비의사죠, 의사를 증원하면 이런 필수 의료라든지 앞서 말씀하셨던 상황이 해소된다 이렇게 보시나요?
◆ 김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의과대학 정원을 늘려서 배출을 늘리는 거는 지금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의 필요조건이고요. 거기에 더해서 필수의료와 관련된 의료 정책의 개선 지역 의료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 동반돼야 충분조건이 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의사를 늘리지 않고는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는 거죠.
◇ 김우성: 일단 의사 수 자체를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를 늘려야 그다음에 이런 부분을 해소한다인데 좀 각론으로 들어가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사실 소아과라든지 앞서 말씀하셨던 흉부외과라든지 인간의 생명에 직접적인 이제 치료를 담당하시는 의사 선생님들이 계시는 과가 학생들이 없다라는 보도가 계속 나왔잖아요. 의사를 늘린다고 해서 1위로 간다라는 보장도 없다. 이런 또 반론도 있습니다.
◆ 김윤: 정원을 늘려봐야 피부과, 성형외과 다 간다라고 하는 말은 좀 약간 지나치게 과장된 이야기고요. 왜냐하면 각 전문 과목보다 전공의의 정원이라는 게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전체 의사 중에서 피부과 성형외과 의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 4%. 10만 명 중에 4천 명밖에 되지 않고요. 그런 정원의 비율을 유지하면 예를 들어서 1천 명을 늘렸을 때 한 40명 정도가 성형외과 피부과 정원이 느는 거고 나머지는 다른 과를 하게 되고요. 또 일부 이제 전문의를 하지 않은 일반의나 예를 들면 내과를 하고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하는 의사들도 있는데 그 숫자를 합쳐도 아무리 많아봐야 전체 의사의 10%를 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원 늘려도 다 피부과 성형외과 한다라고 하는 것은 좀 너무 과장된 이야기다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건 좀 확대 해석이고요.
◇ 김우성: 그런데 이제 대학병원 같은 데 가보면 소아과 전공의 지망생들이 부족한 건 사실이거든요. 교수들까지도 당직을 서느라 퇴근을 못하는 상황들이 종종 많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 김윤: 네네. 이게 지금 소아과 전공의 지원율이 갑자기 낮아진 이유는 소아과의 진료 환경이 갑자기 열악해져서라기보다는 다른 과로 개원을 해서 의원들이 보는 의사들이 버는 수입이 너무 갑자기 늘어나서 소아과와 다른 과의 격차가 커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졌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이제 한편으로 오랫동안 소아과가 사실 다른 과에 비해서 건강보험 수가가 낮고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과니까 보상을 더 해줘야 되는 건 맞는데 동네 개원의들의 비급여 진료로 동네 개원의의 수입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최근에 이제 대학 교수들마저 교수직을 버리고 개원을 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어서 비급여 진료를 통제하는 게 다른 한편으로 또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네, 결국은 대학병원과 같은 정말 위중한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곳에 의사들이 머무를 수 있게 해야 되는데 교수님도 다른 칼럼에서도 말씀하셨습니다만 응급실도 보면 경증 환자만 몰리고 여러 가지로 안 돌아간다고 했는데 그게 아니라 사실은 기본적으로 의료 인력을 더 확충해야 되는 문제가 배경에 있다고 지적하셨거든요. 지금 얘기랑도 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데.
◆ 김윤: 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가 응급실 뺑뺑이가 일어나는 문제가 정부나 많은 언론 또는 의사들이 응급실에 경증 환자가 많아서라고 얘기를 하는데 외국하고 비교해 보면 응급환자 수가 절반 또는 3분의 2밖에 되지 않고요. 사실은 의사가 절반 또는 3분의 1밖에 되지 않아서 벌어지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환자를 탓할 게 아니라 의사를 늘려야 되는 게 문제의 해법이고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첫 번째는 병원이 의사를 전문의를 더 고용하도록 하는 강력한 정부의 규제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그렇게 의사를 많이 고용해도 병원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적정한 보상책이 필요하고요. 세 번째가 사실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 지금 우리나라는 환자 수에 비해서 중증 응급환자를 보겠다고 하는 병원이 너무 많습니다. 예를 들면 급성심근경색 환자를 골든타임 내에 치료하는데 우리나라에 필요한 병원 숫자가 70개면 되는데요. 우리나라의 급성심근경색 환자를 보는 병원이 170개가 넘거든요. 그러니까 부족한 의사 수가 분산되고 의사가 분산되니까 병원당 의사 23명으로는 당직을 계속 설 수가 없고 그러니까 낮에는 급성심근경색 환자, 심장병 환자를 보는 병원이 넘쳐나는데 밤에는 무의촌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서 이게 무질서한 의료체계가 의사 인력 부족 문제와 맞물려서 지금과 같은 응급실 뺑뺑이, 필수의료의 붕괴 사태를 야기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공급을 체계화하는 소위 의료 전달체계를 체계화하는 게 가장 중요한 정책 중의 하나입니다.
◇ 김우성: 취약 시간대는 정작 의사가 없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서 먼저 일단 의사의 절대적 수를 늘려야 한다. 이 말씀은 이제 계속 얘기를 해 주셨는데 의사단체는 반대가 거셉니다. 특히 수련 과정에 있는 의사들 수련의 같은 경우에는 시장의 원리에 따라 이제 영향을 받는데 숫자가 늘어날수록 본인들은 더 불리해지는 거잖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윤: 그런데 이제 지금 우리나라의 의사의 수입이 전 세계 최고 수준이거든요. 보통 의사 수입을 비교할 때 그 나라 근로자의 평균임금 대비 의사 수입이 몇 배쯤 되느냐를 가지고 따지는데요. 보통 OECD 국가가 한 3배에서 4배쯤 의사들이 수입을 봤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한 4.5배에서 한 7.5배쯤을 받고 있고요. 전 세계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번다고 알려진 미국 의사보다 우리나라 의사들이 돈을 더 많이 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정도의 수준은 저는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돈을 더 벌겠다고 지금 환자들은 죽어가는데 의사를 못 늘리게 막는 거는 좀 지나친 이기주의가 아닌가 싶습니다.
◇ 김우성: 네, 또 이것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또 다른 사항이 있겠습니다만 일단 찬성의 기본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저희가 여기까지 듣도록 하고요. 또 반대 의견도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윤: 네 고맙습니다.
◇ 김우성: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였습니다.
YTN 박준범 (phy@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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