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최고 유망주의 힘찬 리셋 버튼… 달라진 김창평이 온다, 2024년 기대 커진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공을 향해 본능적으로 몸을 날렸다. 모두가 인정하는 호수비였다. 그러나 그 대가는 혹독했다. 그라운드에 닿은 어깨에 문제가 생겼다. 습관성 탈구가 또 문제를 일으키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SSG 팬들에게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유망주가 모습을 감췄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19년 SK의 2차 1라운드(전체 6순위) 지명을 받은 김창평은 팀 내야의 세대교체 기수로 큰 주목을 받았다. 기본적으로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 방망이는 물론, 주루와 수비에서도 그랬다. 단장으로 김창평을 지명했고, 감독으로 김창평을 바라본 당시 염경엽 SK 감독(현 LG 감독)부터가 김창평의 재능을 아꼈다. 플레이에서 드러나는 센스는 확실히 이 유망주가 비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2019년 18경기에 나가 1군 데뷔를 이룬 김창평은 2020년 팀의 주전 2루수로 거론됐고, 실제 팀의 개막 선발 2루수로 나갔다. 모든 판이 짜인 것 같았고, 이제 선수가 실력을 보여줄 때였으며, 구단과 팬들은 세금을 내며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5월 24일 인천 KIA전에서 다이빙캐치 도중 어깨를 다치며 생각지도 못한 내리막이 시작됐다.
오랜 기간 재활에 매달려야 했고, 아직은 몸에 모든 게 녹아들었다고 보기 어려웠던 그간의 노력은 싹 사라졌다. 재활이 끝난 뒤 9월에야 1군 무대에 복귀했지만 이전의 기세를 이어 가지 못했다. 눈에 띄는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한 번 시작된 방황은 계속됐다. 2021년 40경기에 나갔지만 대다수 대주자였고, 28타석 소화에 그쳤다. 타율도 0.080까지 떨어졌다.
김창평은 “많이 아쉽다. 어떻게 보면 나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였다. 다친 게 진짜 아쉽다”고 했다. 하지만 핑계를 대지는 않았다. 김창평은 “다이빙캐치를 안 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것(부상 여부)은 내 운이었다. 내야수라면 당연히 다이빙을 했어야 했던 것”이라면서 “그 이후 ‘어어’ 하다가 군대에 갔다”고 그 흐름을 극복하지 못한 자신을 탓했다.
노력이 부족했던 건 아니지만, 노력도 결과가 있을 때 빛을 발하는 것이다. 김창평은 이 명제를 되새기며 훗날을 기약했다. 2020년 시즌이 끝난 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다. 그 사이 야구에 대한 갈증이 커졌다. 올해는 주소지를 인천으로 옮겼다. 낮에 성실하게 복무하고, 곧바로 팀의 2군 시설이 있는 강화로 차를 돌렸다. 야구에 대한 갈증을 풀기 위해서였다. 가면 갈수록 훈련량이 늘어났고, 선수는 2024년을 정조준하며 땀을 흘렸다.
그런 김창평은 1년 9개월여의 공익근무를 마치고 지난 10월 12일 소집해제됐다. 이후에는 강화 시설에서 동료들과 훈련하며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공익근무라는 핸디캡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훈련량은 나름 굉장했다는 게 강화 시설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김창평도 의지가 넘친다. 군 복무를 한 젊은이들은 대개 사회에 나가면 하고 싶은 게 많다. 김창평은 야구가 그렇다. 김창평은 “야구를 하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지금 하고 싶은 게 넘친다”고 웃어보였다.
김창평은 “공익근무를 하면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1년 동안은 거의 웨이트만 했다”고 했다. 김창평은 선천적으로 살이 잘 찌는 체질이 아니다. 먹는 것과 전쟁을 벌였다는 게 선수의 이야기다. 무조건 많이 먹고, 살을 찌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몸이 예전보다 커진 느낌을 받는다는 주위 평가를 받는다. 실제 공익근무 전보다 7㎏ 정도를 증량했다. 여기에 체계적인 웨이트트레이닝까지 했으니 몸이 좋아지는 게 당연했다.
올해부터는 기술훈련도 병행했다. 김창평은 “올해부터 기술 운동을 조금씩 시작하고, 3월부터는 강화에서 기술 훈련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성실하게 준비를 한 결과일까. 김창평은 오는 11월부터 시작될 팀의 해외 마무리캠프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번 캠프에는 주전 선수들이 아닌, 내년 그 주전 선수들과 경쟁을 붙일 1.5군 및 유망주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다. 김창평에 대한 구단의 기대치가 여전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2년의 공백도 있었고, 마침 포지션도 바뀐다. 군에 가기 전부터 외야수로 전향할 준비를 했다. 어깨 문제도 있고, 수비 부담도 있었다. 대신 외야로 보내 김창평의 장점인 공격력과 기동력을 극대화한다는 심산이다. 김창평으로서는 여러 부문에서 ‘리셋’ 버튼이 눌린 셈이다. 그래서 더 의지가 샘솟을지도 모른다. 김창평은 다부진 각오와 설렘 속에 2024년을 기다리고 있다.
김창평은 “외야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잠깐 해본 게 전부다. 현재 외야 세 포지션을 모두 준비하고 있다. 내야에 있다가 다시 외야로 나오니 처음에는 적응이 좀 안 되는 부분도 있었는데 이제는 적응도 좀 되고 그래도 많이 편해졌다”하면서 “일단 방망이라든지 주루 쪽을 잘 살려야 한다. 그것을 살리는 게 첫 번째인 것 같고 외야에서도 잘하기 위해 수비 훈련을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면서 2024년 준비의 대략적인 틀을 설명했다.
타격에서도 폼을 살짝 바꾸고, 느낌도 바꿨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도전이다. 김창평은 “원래는 조금 공격적으로 때리려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공을 조금 받아들이는 느낌으로 조금 바뀌었다. 그전에는 상체로 힘을 쓰려고 했다면 지금은 하체를 약간 더 쓰고 있다”고 변화를 예고하면서 “내가 기대를 많이 받고 들어왔는데 프로에 와서 해보고 실수도 해보니 위축이 많이 됐던 것 같다. 이제 외야로 나갔으니 더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잠시 잊혔던 SSG 최고 유망주가 망설임 없이 리셋 버튼을 누르고 힘찬 발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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