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클로바X 뉴스 저작권 논란 재점화…"상생 솔루션 준비 중"

최수연 네이버 최고경영자(CEO)가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23에서 ‘생성형 AI 시대, 모두를 위한 기술 경쟁력’의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뉴스1

네이버(NAVER)의 생성형 AI(인공지능) 하이퍼클로바X의 뉴스 저작권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Bard(바드) 등 전세계가 생성형 AI로 인한 저작권 문제를 겪는 가운데 한국도 유사한 문제를 피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글로벌 상황을 주시하면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상생 솔루션을 더 개발하겠다는 입장이다.

17일 언론 및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문협회는 최근 신문협회보를 통해 "하이퍼클로바X의 뉴스 학습은 뉴스 제휴 약관 위반 소지가 있고 약관 자체가 생성형 AI 출현 전에 부당하게 불리한 내용으로 체결됐다"고 주장했다.

한국신문협회는 "하이퍼클로바X의 뉴스 데이터 학습은 뉴스기사를 네이버 뉴스 서비스에서 노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용하기로 한 약관에 위배된다"고 했다. 기사 자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한 결과물을 제공하는 것은 약관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약관이 적용된 2020년 3월 이미 챗GPT 개발이 진행됐고 네이버도 AI 관련 연구를 시작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약관에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계약체결에 있어 기망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지난해 말 챗GPT가 생성형 AI 돌풍을 일으킨 후 저작권 관련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생성형 AI는 운영상 올바른 데이터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데이터를 학습시키냐에 따라 답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객관적이고 정보성이 높은 뉴스 데이터가 가장 좋은 학습 데이터로 여겨지고 있다.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앞줄 오른쪽 네 번째)이 24일 서울 용산구 한국저작권위원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AI-저작권법 제도개선 워킹그룹 출범회의에서 위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뉴스1

하지만 생성형 AI가 뉴스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저작권 이슈가 발생했다. 미국 등지에서는 창작자와 생성형 AI 기업 간 법적 분쟁이 발생했고 국내에서도 생성형 AI를 통해 만든 창작물의 저작권이나 지적재산권 등에 관한 규정은 어느 정도 마련돼 있으나 생성형 AI의 데이터 학습 관련 저작권 규정은 없는 상황이라 혼란이 커지고 있다.

외국에서는 정부 당국이 이와 관련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자 생성형 AI 기업이 먼저 나서는 모습이다. 구글은 최근 바드를 사용하다 저작권 분쟁에 휘말린 고객의 배상책임을 대신 지겠다고 밝혔다. MS(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 9월 '코파일럿 저작권 책임'을 발표했다. MS의 생성형 AI인 코파일럿을 사용하다 발생하는 법적 리스크를 회사가 책임지겠다는 취지다.

국내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월 학계, 법조계, 정부, 유관기관 관계자를 모아 'AI-저작권 워킹그룹'을 꾸려 관련 문제를 논의 중이다. 워킹그룹은 생성형 AI의 기술적 특성과 저작권 측면에서 어떻게 하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수 있을지 보상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 이달 중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이퍼클로바X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생성형 AI와 저작권 관련 분쟁이 다수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다고 특별한 입장을 밝히기 보다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한국신문협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창작자 집단과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려 한다"며 "최근 발표한 '클로바 포 라이팅'처럼 창작자들의 데이터 학습을 통해 만든 생성형 AI를 다시 창작자들에게 돌려드려 새로운 창작활동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상생할 수 있는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