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 능력 없는데…” 이집트, 가자 국경 개방 압박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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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남쪽과 국경을 맞댄 이집트가 가자지구 주민 대피를 위해 국경을 열라는 서방의 압박에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길어지고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이 깊어질수록 팔레스타인 난민 수용 압력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이집트는 가자지구에 원조는 하겠지만 대규모 난민 수용은 거부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서방 외교관들에게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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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남쪽과 국경을 맞댄 이집트가 가자지구 주민 대피를 위해 국경을 열라는 서방의 압박에 반발하고 있다. 이집트가 수십만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을 관리할 경제·사회적 여력이 없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유입되면 정정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7일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주말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만나 라파 통행로 개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레이크 무어 등 미 하원 초당파적 의원들은 가자지구 남부 안전지대 구축을 위해 이집트가 미국, 이스라엘, 다른 관련국과 긴급히 협력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주미 이집트 대사에게 보낼 계획이다.
이탈리아의 한 장관은 “아랍 세계에서 이집트의 지도력을 보여달라”고 말하는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집트에 라파 국경 개방을 촉구하고 있다.
사메 수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팔레스타인 난민의 강제 이주는 팔레스타인 위기의 해법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이집트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유럽을 향해 “우리가 (팔레스타인 난민) 100만명을 받아들이길 원하나? 그럼 그들을 유럽으로 보내겠다”며 “유럽은 인권에 관심이 많으니 난민을 받아들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주민들을 떠나게 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국가의 꿈을 끝내는 것이며 이스라엘에는 ‘점령자’의 책임을 면해주는 것이라는 이집트 국영 매체의 보도도 있었다.
팔레스타인 난민이 라파 국경을 넘어 이집트 북부 시나이에 유입되는 것은 이집트에는 악몽의 시나리오라고 FT는 소개했다.
이 지역은 과거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S(이슬람국가) 조직원들의 거점이었는데 팔레스타인 난민에 뒤섞여 극단주의 세력이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 이집트의 우려다. 이집트가 경제 위기를 겪는 와중에 이 지역에 대규모 난민을 수용할 기반 시설이 없다는 점도 꼽힌다.
분쟁 전문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마이클 와히드 한나는 “일시적인 인도적 보호(난민 수용)를 해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이후 팔레스타인인들이 돌아갈 곳이 없거나 이스라엘이 그들이 돌아오도록 놔두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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