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현준, 농심신라면배 첫 무대서 아쉬운 패배
설현준 8단(24)이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농심신라면배 본선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설현준은 17일 중국 베이징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본선 1국에서 일본의 쉬자위안 9단을 상대로 200수 만에 흑 불계패를 당했다.
2013년 영재입단 3호로 프로에 입문한 설현준은 이번이 첫 농심신라면배 본선 출전이었다. 치열했던 국내선발전 최종예선 결승에서 안성준 9단을 꺾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날 대국장 밑에 마련된 연구실에는 목진석 한국 바둑대표팀 감독을 포함해 원성진 9단, 박정환 9단, 변상일 9단, 신진서 9단 등 한국 대표팀 선수 전원이 모여 설현준과 쉬자위안의 대국을 검토했다. 여기에 양재호 사무총장과 서봉수 9단, 최규병 9단, 유창혁 9단 등 한국 바둑의 전설들도 자리를 함께하며 선후배가 검토에 몰두하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런 대표팀 모두의 기대와는 달리, 대국 자체는 포석에서부터 이득을 본 쉬자위안에게 유리한 쪽으로 전개됐다. 이후 10분이 채 안되는 시간에 우상귀에서 60수에 가까운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진 뒤 좌변을 거쳐 우하귀로 이어진 전투에서 승패가 판가름이 났다. 목진석 감독은 “초반 우상귀의 경우는 서로가 잘 아는, 정석 같은 진행이었다보니 크게 특이한 점은 없었다”며 “우하귀 승부처에서 조금 강하게 공격해야 했는데, 공격에 실패하면서 그 이후로는 바둑판이 좁아져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이어 “(설현준이) 평소처럼 뒀는데, 판이 약간 좀 까다롭게 짜여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18일 열리는 쉬자위안과 중국의 셰얼하오 9단의 승자와 19일 본선 3국에서 첫 승에 도전한다. 목 감독은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 역시 저녁에 다 같이 모여 같이 포석을 연구하고 상대 준비에 몰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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