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현준, 농심신라면배 첫 무대서 아쉬운 패배

윤은용 기자 2023. 10. 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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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현준 8단(왼쪽)이 17일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본선 1국에서 일본의 쉬자위안 9단과 대국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설현준 8단(24)이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농심신라면배 본선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설현준은 17일 중국 베이징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본선 1국에서 일본의 쉬자위안 9단을 상대로 200수 만에 흑 불계패를 당했다.

2013년 영재입단 3호로 프로에 입문한 설현준은 이번이 첫 농심신라면배 본선 출전이었다. 치열했던 국내선발전 최종예선 결승에서 안성준 9단을 꺾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날 대국장 밑에 마련된 연구실에는 목진석 한국 바둑대표팀 감독을 포함해 원성진 9단, 박정환 9단, 변상일 9단, 신진서 9단 등 한국 대표팀 선수 전원이 모여 설현준과 쉬자위안의 대국을 검토했다. 여기에 양재호 사무총장과 서봉수 9단, 최규병 9단, 유창혁 9단 등 한국 바둑의 전설들도 자리를 함께하며 선후배가 검토에 몰두하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런 대표팀 모두의 기대와는 달리, 대국 자체는 포석에서부터 이득을 본 쉬자위안에게 유리한 쪽으로 전개됐다. 이후 10분이 채 안되는 시간에 우상귀에서 60수에 가까운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진 뒤 좌변을 거쳐 우하귀로 이어진 전투에서 승패가 판가름이 났다. 목진석 감독은 “초반 우상귀의 경우는 서로가 잘 아는, 정석 같은 진행이었다보니 크게 특이한 점은 없었다”며 “우하귀 승부처에서 조금 강하게 공격해야 했는데, 공격에 실패하면서 그 이후로는 바둑판이 좁아져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이어 “(설현준이) 평소처럼 뒀는데, 판이 약간 좀 까다롭게 짜여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18일 열리는 쉬자위안과 중국의 셰얼하오 9단의 승자와 19일 본선 3국에서 첫 승에 도전한다. 목 감독은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 역시 저녁에 다 같이 모여 같이 포석을 연구하고 상대 준비에 몰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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