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시키고 싶으세요?…초5부터 고등수학 시작해야”…‘초등 의대반’ 성행

정경인 2023. 10. 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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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사교육 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학원가에는 '초등 의대 준비반'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입학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대치동에서 초등 의대 준비반을 운영하는 또 다른 학원 대표는 연합뉴스에 "의대 증원 계획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니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강남뿐만 아니라 서초, 송파 등 여러 지역에서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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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의대 준비반’이 있는 대치동 학원가. 서울=연합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사교육 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학원가에는 ‘초등 의대 준비반’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입학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이 없어지는데 더해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대할 거라는 발표에 따른 영향이다.

초등 의대 준비반은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초등생에게 중·고등학교 과목을 선행해 가르치는 학원 반이다. 통상 ‘서울대 준비반’보다 진도가 더 빠르며 서울 목동과 강남 대치동 등에 중점적으로 몰려있다.

연합뉴스는 이날 대치동의 한 학원을 찾아 의대 입시 방법을 물었다.

학원 실장은 “초1부터 ‘엉덩이 힘’(앉아서 공부하는 근성)을 길러야 한다”며 “처음에는 주 2회 정도로 가볍게 시작해 공부에 맛을 들이고 엉덩이 힘을 길러 중학교 때까지 훈련을 시켜야 고3까지의 과정을 무난히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도를 너무 빨리 빼서도 안 되지만 적어도 초4학년 때는 중등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킬러문항이 없어졌기 때문에 수학의 경우 선행학습이 더 중요해졌다. 초3∼4학년 때 고등학교 과정을 끝내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며 강조했다.

학원에서 제공한 의대 준비반 커리큘럼은 지망 고등학교에 따라 코스가 달라졌다. 영재고등학교에 갈 거라면 초4까지 중3 수학을 마무리한 뒤 초5부터는 고등 수학을 배워야 한다. 의대 준비반 초등생들은 학원에서 주 2∼5회, 하루에 2∼3시간씩 수학 선행학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대치동에서 초등 의대 준비반을 운영하는 또 다른 학원 대표는 연합뉴스에 “의대 증원 계획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니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강남뿐만 아니라 서초, 송파 등 여러 지역에서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6년 전만 해도 초등학교 의대 준비반이 따로 있지는 않았고, 소수의 학부모가 아이들을 데려와 의대 진학을 원한다고 해서 따로 모은 반 정도였는데 2∼3년 전부터 의대 인기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초등 의대 준비반’이 따로 생겼다.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라고 전했다.

교육당국 관계자는 “사교육이라는 게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한다면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우리가 제재할 방법이 없다”며 “사교육 업체는 국가에서 일절 지원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의대 준비반’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만으로 비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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