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10% 폭등 비트코인 '가짜뉴스 소동'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2023. 10. 1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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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ETF 美서 승인'
오보에 3만달러 돌파
20분만에 제자리로
급등락 해프닝에
선물 1억달러 청산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에 비트코인 가격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비트코인은 지난 16일 밤 블랙록이 신청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됐다는 소식에 약 7분 만에 9.74% 급등하며 지난 8월 이후 처음으로 3만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뉴스임이 알려지면서 20분 만에 급등폭을 모두 반납했다.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약 70조원이 가짜뉴스로 인해 불었다가 다시 사라진 셈이다.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소동으로 1억달러 이상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17일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1.07% 상승한 2만813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밤 일시적으로 3만달러대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다시 2만8000달러대로 내려왔다.

이번 소동은 16일 저녁 미국의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가 블랙록이 신청한 현물 ETF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가 승인됐다는 내용을 자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옛 트위터)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게시글이 올라오자 비트코인은 약 7분 만에 10% 가까이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 거래가격 기준으로 지난 7월 14일 이후 처음 4000만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후 블룸버그, 폭스비즈니스 등 미국 경제 매체가 가짜뉴스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하락했다. 엘리너 테릿 폭스비즈니스 기자는 "블랙록은 자사가 신청한 현물 ETF 건이 여전히 심사 중이라고 답했다"고 자신의 X에 글을 올렸다.

문제의 원인은 코인텔레그래프가 가짜뉴스에 속아 가짜뉴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코인텔레그래프가 밝힌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원 중 한 명이 블룸버그가 쓴 것처럼 조작된 현물 ETF 승인 기사를 사내 메신저에 공유했고, 이 기사가 속보로 나가면서 사태가 커졌다. 코인텔레그래프는 게시글을 올린 지 약 1시간 만에 글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가짜뉴스임이 밝혀진 이후 시장에는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비트코인은 약 20분 만에 급등폭을 반납하며 2만8000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또 선물 롱포지션(매수)과 숏포지션(매도)을 합해 약 1억4000만달러가 정리됐다. 짧은 시간에 급등과 급락이 이어지면서 다수의 선물 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보인다.

가짜뉴스 소동에 시장에서는 내년 초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앤서니 사사노 이더허브 공동 창업자는 "이번 사건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시장에서 시세조작이 얼마나 쉬운지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나은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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