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고글 쓰고 KF-21 조종·정비 체험…KAI ADEX 부스 '북적'

회전익·고정익·시뮬레이션 등 7개 존 마련
VR 시뮬레이션, 비용·공간 등 효율성…인기 많아 대기순번

서울 ADEX 2023 KAI 전시관(KAI 제공). ⓒ 뉴스1

(성남=뉴스1) 박주평 기자 =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3'(ADEX)가 개막한 17일 찾은 한국항공우주산업 부스는 몰려드는 인파로 북적거렸다. 한국형 전투기 KF-21, LAH 소형무장헬기 등 차세대 무기체계도 이목을 끌었지만 최고 '히트상품'은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KF-21 조종체험과 정비 체험이었다.

KAI는 17일부터 22일까지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ADEX에 △유무인복합과 미래형항공기체(AAV)/무인기 △IPS/시뮬레이션 △우주 △고정익 △회전익 △레거시 등 총 7가지 존으로 대규모 전시장을 꾸몄다.

대형스크린을 통해 KF-21 무인기 복합편대와 LAH 소형무장헬기, MAH 상륙공격헬기 등 유·무인 체계들이 초연결되는 미래 공중전투체계를 엿볼 수 있었고, 차세대 모빌리티로 활약할 민·군 겸용 미래항공기체 AAV와 수직이착륙 무인기 등도 눈길을 끌었다.

고정익 존에는 지난 6월 잠정전투적합 판정을 획득한 KF-21 한국형전투기와 성능개량을 진행 중인 FA-50 전투기, 다목적 수송기(MC-X) 모형이 전시됐고, 회전익 존에서는 육군의 항공전력을 한층 강화할 LAH 소형무장헬기, LUH 소형다목적헬기 등을 볼 수 있었다.

인파가 가장 몰린 곳은 IPS/시뮬레이션 존이었다. IPS/시뮬레이션 존에서는 VR 고글을 활용해 KF-21을 정비하거나 조종하는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훈련체계를 체험할 수 있었다.

대형 시뮬레이터는 조종사가 전투기에 탑승했을 때 느끼는 공간감을 동일하게 연출하기 위해 실제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이 대당 200억원에 달할 만큼 고가다. VR시뮬레이터는 대형 시뮬레이터보다 공간감, 현장감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대형 시뮬레이터의 1/50 이하고 크기도 훨씬 작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비행임무 전에 리허설을 간소화하는 등 대형 시뮬레이터의 보완재 성격을 띤다.

VR 고글을 쓰고 KF-21 조종석에 앉으니 푸른 상공과 지상의 건물 등이 실제와 유사한 느낌으로 구현됐다. 오른쪽의 컨트롤 스틱으로 방향을 바꾸고 왼쪽의 스로틀 레버로 속도를 조절했다. 미세한 스틱의 조정에도 방향이 바뀌는 탓에 스크린 속 초록색 선에 맞춰 수평비행을 하기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이동훈 KAI M&S개발3팀 팀장은 "게임 장비를 개조해서 만들어 실제 항공기보다는 가벼운 느낌이 있고, VR에서는 공간감각 자체가 다르다"면서 "훈련하다보면 숙달이 되고, 실제 비행할 때도 훈련 효과가 5할 이상은 발휘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KF-21 조종체험 후 정비체험도 바로 하려 했지만 앞선 체험자가 많아 대기순번 12번을 받고 순서를 기다렸다. KAI는 KF-21의 유지 및 관리를 위해 기술적인 정보를 수록한 전자식기술교범(IETM)에 메타버스를 적용했다.

VR 고글을 쓰니 눈앞에 KF-21 기체와 함께 전자식기술교범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기술교범에 따라 정비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면서 실제 정비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인지할 수 있었다. 특히 시공간 제약을 받지 않는 VR 장점을 살려 KF-21 기체를 통과해 내부까지도 살펴볼 수 있었다. 다만 보안상 문제로 구현되지 않은 부품이 대부분이었다.

KAI 관계자는 "시뮬레이터는 군수뿐 아니라 민수 사업 모두 확장해 적용할 수 있다"며 "첨단 무기체계의 운용은 원천업체로부터의 고객지원 서비스가 매우 중요한데, 가상현실에서 원격으로 정비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기술을 선보이고 체험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