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하마스에 무기 전수 휴일 기습남침 가능성 대비"

합참 "북한제 122㎜ 방사포탄
이스라엘 국경 인근서 발견
하마스 전술, 北과 매우 유사
한미, 北이상징후 철저 감시"

군 당국이 1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북한과 무기·전술·훈련 등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군은 북한이 유사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습격했던 방식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하마스의 대전차 무기 F-7은 북한이 RPG-7을 수출할 때 사용하는 명칭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하마스를 적극 지원하는 무장단체 또는 하마스 예하 세력에서 사용하는 무기로 추정되는 북한제 122㎜ 방사포탄이 이스라엘 인근 국경지역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하마스에서 압수한 F-7 로켓을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수거된 방사포탄 신관 부분에 '방-122'라는 한글 표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7월 우크라이나군이 노획해 사용했던 러시아 측 포탄에서도 이 같은 한글 표기가 포착된 바 있다.

합참은 하마스가 △휴일 새벽 기습 △대규모 로켓 발사로 아이언 돔 무력화 △드론 공격으로 분리장벽에 설치된 감시·통신·사격통제체계 파괴 후 침투 등의 양상을 보인 점에 주목했다. 이어 "우리가 예상하고 있는 북한의 '비대칭 공격 양상'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북한도 하마스처럼 취약 시간대에 휴전선 근처에 배치된 700여 문의 장사정포를 기습 발사해 개전 초기 한국군에 혼란을 일으키는 전술을 펼칠 개연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이날 합참은 북한이 하마스에 전술교리를 전수하거나 훈련을 지원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러나 북한과 하마스 간 무기 거래, 훈련 지원 여부와 관련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다양한 무기를 중동 국가 및 무장단체에 수출하고 있다는 정황이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는 이란이나 시리아 등지로 밀수출된 북한제 무기가 하마스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합참은 "군은 철저한 분석을 통해 (북측 기습에 대한) 대응 방안을 체계적으로 보완·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이 이번에 사전 탐지와 정보 분석·판단에 실패했던 점을 거론하며 "한미 연합 정찰감시자산을 유기적으로 운용해 북한의 이상 징후를 집중 감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합참은 북한이 물리적 기습 공격과 더불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등 심리전을 걸어올 가능성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 태세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무더기 로켓포 공격 당시 아이언 돔이 상당수를 격추하며 효과를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스라엘군 발표 자료를 인용해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은 6600여 발"이라며 "이 가운데 900여 발이 목표 지역으로 날아갔고, 아이언 돔에 의해 700발 이상이 격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 당국이 개발 중인 장사정포요격체계(LAMD)에 대해 "최대한 전력화 시기를 앞당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