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용기, 선한 기부] "톡톡튀는 기부 아이디어로 세상 바꾸죠"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2023. 10. 17. 17: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전 나눔리더 1호 이종호씨
금주·금연 등 새해 결심 연계
성공때마다 적립금 모아 전달
건강공단병원엔 기부계단
LH 문의후 똑같이 설치도
"일상 속 기부 습관이 중요"

◆ 작은 용기, 선한 기부 ◆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나눔리더 1호로 가입한 이종호 씨.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에서 근무 중인 이종호 씨(48)는 새해 소망과 연계한 기부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기부 트렌드를 바꾸고 있는 '기부 전도사'다. 그는 지난해 새해 다짐으로 시작한 금주 실천을 통해 모은 금액을 이웃에게 전하며 올해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나눔리더 1호로 가입했다. 나눔리더는 1년 안에 100만원 이상을 일시 기부하거나 기부를 약정한 개인 기부자를 뜻한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이씨는 "지난해 1일 기부를 위해 시작한 금주를 지금까지 이어오면서 더욱 건강해졌다"며 "몇 년 전 낌새가 보였던 고지혈증도 씻은 듯이 없어졌고, 몸이 가벼울 뿐 아니라 기부를 통해 얻게 된 성취감이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이씨는 작년 새해 첫날부터 1일 금주 시 3000원을 적립하는 기부 계획을 실천해 모은 10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보탰다.

새해 다짐과 기부를 연동하는 것은 이씨가 직접 고안한 아이디어다. 직장 내 사회공헌 업무를 맡으며 얻었던 경험을 활용한 것이다. 그는 "2018년 울산의 공단 본부에서 사회복지공헌 분야를 맡았는데 당시 설익은 기부 문화를 퍼뜨릴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다 직원들이 새해 실천과 기부를 연동하는 캠페인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각자의 새해 계획을 100일 동안 실천하면 하루 100원씩 적립돼 1만원이 모이고, 여기에 공단에서 1만원을 추가해 실천자 명의로 기부하는 것이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참여자들은 '하루 팔굽혀펴기 10번 하기' '책 읽기' '아내 안아주기' 등 각자가 내세운 특색 있는 새해 다짐을 지켜나가며 기부를 습관으로 받아들였다. 초기 신청 인원이었던 500명이 순식간에 채워졌고, 이후 3년간 캠페인이 진행되면서 참여 인원은 점점 늘어났다.

그는 2016년 국내 병원 최초로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에 '건강기부계단'을 설치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면 1명당 10원이 적립돼 이웃을 돕는 아이디어였다. 환자들 건강도 챙기면서 일상의 작은 실천과 기부를 연계하는 것이다. 이씨가 고안한 건강기부계단은 이날까지 8년간 운영되며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모여 사정이 어려운 환자의 의료비로 쓰였다. 이씨는 "당시 건강기부계단이 바깥으로 알려지면서 이곳저곳에서 '우리 근무처에도 기부계단을 설치하고 싶다'고 문의가 왔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역시 우리 병원에 설치 업체를 문의해 기부계단을 설치했다"고 후일담을 들려줬다.

이씨는 "기부가 어려운 게 아니라는 인식이 퍼질수록 기부 문화도 더욱 풍성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영욱 기자 / 사진 이승환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