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리스크 산적' 바이든 중동행 승부수, 빈손 피할까

박진형 2023. 10. 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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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민간인 피해 커지면 세계여론 반전 우려"…경호안전 문제도 제기돼
인권 캠페인 만찬 주재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DC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인권 캠페인 만찬을 주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항해 가자지구를 점령하겠다는 이스라엘에 대해 "점령한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2023.10.17 ddy04002@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길에 오른다.

앞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중동 순방을 발판으로 전세계 앞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과도한 확전과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피해 확대를 막는 두가지 과제를 안은 상태에서다.

대선 재선 가도에서 외교 성과에 열을 올리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이번 이스라엘 방문에 적지 않은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이 대규모 인명피해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지상전 태세를 다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파국을 맏고 중동평화의 중재자로 자리매김한다면 득점할 수 있겠지만, 가시적 성과를 담보하지 못한 채 빈 손으로 돌아올 경우 안팎에서 역풍에 부딪힐 수 있어 보인다.

미 CNN방송 등은 16일(현지시간) 이번 방문에 대해 "위험 부담이 큰", "이판사판의" 등의 수식어를 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이스라엘을 방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전시 내각과 만날 예정이다. 이어 같은 날 요르단 암만을 방문,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비롯해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만나 확전 방지 노력을 요청할 계획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다른 테러리스트들로부터 국민을 지킬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가자지구 민간인 살상을 최소화하고 이들에게 인도적 지원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작전 방안에 대해 이스라엘 측으로부터 브리핑을 받는 등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고 블링컨 장관은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처럼 이번 방문에서 이스라엘 지지 표시와 자제 압박이라는 엇갈리는 두 가지 목적을 지향하는 것은 그에게 상당한 위험성이 될 것이라고 미 CNN 방송은 내다봤다.

네타냐후 총리의 초청 문제를 참모진과 검토하는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이 갖는 상징성과 현실성 두 가지를 검토했다고 한다.

이번 방문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전세계 앞에서 공개적으로 보여준다는 측면에 더해 이란과 레바논내 그 헤즈볼라 대리세력과 같은 역내 다른 행위자들에게 이번 사태 추가 개입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제적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지상전 등 네타냐후의 결단에 대한 암묵적 동의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이 이번 방문을 더욱 복잡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고 CNN은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도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제거를 지지하면서도 가자지구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사상자가 쏟아지는 것으로 비치면 세계적 여론이 극적으로 뒤바뀔 수 있다고 네타냐후 정부에 강조해왔다고 보도했다.

이 경우 초점이 어린이까지 살해한 하마스의 지난 7일 공격에서 이스라엘 대응의 잔혹함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의 미 행정부 관리 2명도 미 뉴욕과 일부 대학 캠퍼스, 유럽 등지에서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언급하며 세계적 여론이 바뀌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CNN도 이날 백악관 앞에서 진보적 유대인 단체가 이끄는 대규모 시위대가 휴전 추진을 촉구하는 등 이스라엘에 자제를 권장하라는 압박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을 촉구하는 백악관 시위대 (워싱턴DC AP=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향후 지상군 작전에서 민간인 사망자를 제한하기 위해 애쓸 것이라고 미국을 안심시키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당국자들은 가자지구 지상전을 위해 소집된 이스라엘 예비군 다수가 시가전 훈련 경험이 거의 없으며 아무것이나 움직이면 쏠 것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공격 이전에 시간을 벌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도 이스라엘에 작전을 준비할 시간을 더 주고 더 많은 가자지구 주민이 가자지구를 탈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시인 이스라엘 방문에 나서면서 경호 문제 관련 위험성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이날 블링컨 장관과 네타냐후 총리가 텔아비브 군 기지에서 회동 중에 하마스의 미사일 공격으로 공습 사이렌이 울려 5분간 벙커로 일시 대피한 점은 이 같은 신변 안전상의 위험성을 극명히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당국자들은 이번 방문 관련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한 뒤 방문지인 텔아비브의 물리적 위험성이 충분히 작은 것으로 판단돼 방문 계획을 사전 발표했다고 밝혔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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