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유치원부터 가짜뉴스 교육, 한국도 당장 시행을 [사설]

2023. 10. 17. 17: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청소년들의 가짜뉴스 식별 능력을 키우기 위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과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영어·수학 등 핵심 과목처럼 어릴 때부터 미디어 문해법을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교육이라는 단어가 입시와 동일시되는 우리나라도 다음 세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선진국 사례를 따라할 만하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이런 결정을 한 이유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한 가짜뉴스가 갈수록 진화해 청소년들의 판단력을 흐리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디지털 기기 활용에 능숙한 반면, 진실과 거짓을 판별하는 능력은 성숙하지 못해 가짜뉴스에 취약하다. 정보를 취득할 때 또래 집단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청소년 사이에서 유통되는 가짜뉴스는 기성세대에서보다 훨씬 파급력이 크다. 지난 4월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이 공개한 가짜뉴스 판별 테스트에서 20점 만점에 10점 이하를 받은 비율은 10·20대가 65세 이상 연령층과 비교해 4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은 청소년들이 가짜뉴스를 주로 접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메타와 X(옛 트위터), 틱톡 등 주요 SNS 플랫폼에 가짜뉴스와 유해 콘텐츠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U 집행위원회는 "틱톡은 청소년을 유해 콘텐츠와 가짜뉴스로부터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라고 사정이 다를 리 없다. 우리 청소년들도 갈수록 전통 매체 대신 SNS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고 있는데, 가짜뉴스 확산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SNS는 자체 생산 뉴스에 책임을 지는 전통 매체에 비해 게시물을 일일이 점검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SNS 이용자가 스스로 진실과 거짓을 판별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어릴 때부터 이런 능력을 키워줄 체계적인 교육이 시급하다. 6개월 뒤에는 총선이 실시된다. 투표권을 가진 고3 학생들이 정치판의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