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르는 카드업계 단기채 발행으로 연명
9월에만 발행액 7500억원
중장기물 수요 사라진 영향도
자금 조달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카드사들이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 카드채 발행만을 늘리고 있다. 조달 비용을 아끼고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상환하기 위해서다. 만기 1년 미만 채권은 통상 기업어음(CP)을 통해 발행하는데, 시장에서 소화가 어려워지고 중장기물 수요가 사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신용등급이 AA+인 카드 3사(신한·삼성·KB국민카드)의 3년물 여신전문금융사채(여전채) 평균 금리가 연 4.734%인 것으로 집계됐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레고 사태 등으로 6%를 돌파한 이후 시장이 안정되면서 하락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인 여파로 다시 반등해 4%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조달 비용이 상승하며 카드사들의 발행 금리 부담이 커졌다. 이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면서도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단기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간 만기 1년 미만 카드채 발행 금액은 7500억원으로 전달인 8월(4700억원)에 비해 2800억원 늘어났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컸던 올해 1월 3600억원 규모로 발행됐던 것에 비해서도 2배 넘게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9월에 신한카드가 2200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발행했다. 하나카드가 2000억원, 현대카드가 1200억원, 롯데카드와 국민카드가 800억원, 우리카드가 500억원을 발행하며 그 뒤를 이었다.
이 중 만기 6개월 미만 단기채의 경우 현대카드가 1000억원, 신한카드가 600억원, 하나카드와 롯데카드가 500억원씩 발행했다. 이달 들어서는 17일까지 이미 롯데카드 800억원, 신한카드 600억원 등 총 1400억원이 추가로 발행된 상태다.
단기 카드채 발행이 늘어난 것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은행채 발행 제한 한도 폐지, 한전채 발행 재개 등 각종 악재가 겹쳐 자금 조달 상황이 계속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채는 다른 안전 채권에 비해 선호도가 떨어져 중장기물 수요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높은 금리로 인해 카드사들이 장기물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기도 힘들다.
발행금리 부담이 커지며 카드사들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상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16일 기준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여전채 규모는 16조9861억원이다.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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